[이수용 석유공사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베트남 유전 개발 성공으로 1조4백억원(8억달러)의 수익을 올리게 됐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석유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 "

이수용 한국석유공사 사장(사진)은 베트남 15-1 광구에서 캐낼 수 있는 석유량이 당초 예상(2억5천만배럴)보다 훨씬 늘어난 4억2천만 배럴로 확인돼 2000년대 들어 발견된 유전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15-1광구는 추가 시추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매장량이 1억2천만배럴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게 그의 설명이다.

李사장은 이 유전이 오는 2003년 하루 19만배럴씩 생산에 들어가면 전량을 국내 수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유전의 지분은 베트남 측이 50%, 한국과 미국(코노코)이 23.25%씩 갖고 있는데 베트남에는 정유공장이 없고, 미국까지 실어나르기엔 운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우리로선 1백70일분의 석유를 비축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또 이번 유전 개발 성공은 베트남의 석유개발사업과 관련 발주가 예상되는 5억달러 규모의 플랜트를 한국 기업이 따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李사장은 "베트남 유전은 국내 기술진이 주도해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의 해외 유전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며 "20여년간 기술을 축적한 결과, 이제는 국내 석유 탐사 기술이 세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고 말했다.

李사장은 요즘 유전개발 자금을 더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리가 쓰는 석유(지난해 8억9천3백70만배럴)중 자체 확보 유전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2% 밖에 안되는 만큼 이를 2010년까지 1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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