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전제품 때문에 혼수비용 껑충

중앙일보

입력

신세대 예비부부들이 혼수품으로 구입하는 인기 가전제품 패키지의 가격이 1년새 1백만~2백만원 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백만~3백만원대 패키지가 인기를 끌었으나 올들어 디지털 바람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3백만~4백만원대가 주력이 됐다.

일반 브라운관 TV와 냉장고.세탁기.오디오.비디오.전자레인지.김치냉장고로 구성한 기존 패키지 외에 평면TV.DVD플레이어.디지털캠코더(카메라).노트북 등 디지털 제품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마트의 경우 올 3월부터 컬러TV를 구입하는 신혼부부 중 평면제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60%에 달했다. DVD플레이어를 장만하는 비율도 40%를 넘어섰다.

한 예비신부는 "왠지 유행에 뒤진 혼수품을 장만했다는 인상을 줄까봐 무리를 해서라도 디지털 제품이 포함된 패키지를 구입해야 할 것 같다" 고 말했다.

◇ 왜 가격이 올랐나=혼수 가전제품 패키지의 가격상승은 값이 비싼 디지털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29인치 TV의 경우 브라운관 제품은 50만원대가 주종이었으나 평면제품은 80만~1백만원대여서 부담이 30만~50만원 늘어나게 된다.

패키지에 추가된 DVD플레이어는 40만~50만원. 이들 두가지만 합쳐도 부담이 1백만원 정도 높아진다.

냉장고는 온도조절을 디지털로 제어하는 디지털 제품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의 비율이 80%를 차지한다. 5백ℓ의 경우 일반형보다 10만~20만원 비싸다.

전자유통상가인 테크노마트가 올 가을이나 내년 상반기에 결혼을 하려는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혼수가전 소비심리' 를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7.2%가 3백만~4백만원대 패키지를 선택했다.

다음은 4백만~5백만원대로 36.4%였고 5백만원 이상은 9.4%로 3위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장 많았던 2백만~3백만원대는 4.0%에 불과했고, 2백만원 이하는 0.8%였다.

테크노마트의 이진만 이사는 "가전제품에 디지털로 대폭 바뀌면서 DVD플레이어와 디지털TV가 들어간 혼수 패키지가 올해 처음 나왔다" 며 "가격대도 1백만원 이상 높아졌다" 고 말했다.

혼수로 장만하고 싶은 가전제품으로 남자는 노트북.DVD플레이어.디지털TV.디지털캠코더.홈시어터 순으로 꼽았다. 여자는 대형냉장고가 가장 많았고 DVD플레이어.김치냉장고.식기세척기 순이다.

◇ 어떤 제품을 고를까=하이마트의 김유신 과장은 "혼수 가전제품은 집 크기를 고려해 아파트 20평형의 경우 25인치 평면TV, 4헤드 VCR이나 DVD플레이어, 4백30ℓ 냉장고, 10㎏ 세탁기, 20ℓ 전자레인지, 청소기 등으로 구성한 3백20만원대 패키지가 무난하다" 고 조언한다.

TV는 디지털 방송을 대비한 평면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고 비디오 대신 DVD플레이어를 사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

삼성몰(http://www.samsungmall.co.kr)은 혼수 가전제품 견적 시스템을 도입, 아파트 평수와 금액을 입력하면 어떤 제품이 어울리는지를 따져준다. 가격은 2백만~5백만원대까지 다양한데, 3백만원대가 주류다.

김태진.김준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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