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생강수입 급증, 불법 수입신고 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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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강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값싼 중국산 생강이 몰려오고 있다.

또 상당수 수입업체들이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실제보다 낮은 가격에 신고해 거액의 관세마저 포탈하는 등 부작용도 많아 세관이 특별감시에 나섰다.

23일 부산.경남본부세관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까지 부산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수입된 중국산 생강은 1만2천649t에 금액은 299만8천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물량은 7배, 금액은 7.2배나 늘었다.

올해 중국산 생강 수입물량은 작년 전체물량(6천875t)을 이미 훨씬 넘어섰다.

이처럼 중국산 수입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국내 생강재배면적이 1천656㏊로 전년보다 61%나 줄어든데다 작황마저 좋지 않아 생산량이 1만6천385t으로 전년보다 59% 줄어 국내산의 가격이 작년초 20㎏당 4만원에서 현재는 14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생강가격이 치솟다보니 너도나도 수입에 뛰어들어 300t이상 수입업체만 11개에 이르고 소량수입업체까지 합치면 160여개에 이른다고 부산.경남본부세관은 밝혔다.

중국산 생강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수입추천을 받을 경우 20%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이를 넘어선 물량에 대해서는 389.8% 또는 ㎏당 962원의 무거운 양허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올해 수입물량이 이미 추천물량(1천612t)의 10배 가까이 되다보니 상당수 수입업체들이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실제보다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불법을 저지르고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이 최근 4개월간 생강수입업체들의 신고 적정성을 조사한 결과 M냉동(1천135t)과 I사(1천314t) 등 4개 업체가 3천t을 실제구입가격(t당 400달러이상)의 절반 수준인 200달러에 신고한 것처럼 허위신고해 관세 21억여원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 업체들에 포탈관세를 추징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부산.경남세관 관계자는 "부산외에 서울과 인천세관에서도 현재 일부 수입업체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에 있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저가수입으로 관세를 포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관 관계자는 "수입업자들이 이런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입할 경우 20%의 낮은 관세를 문 수입추천물량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점유와 이윤확보를 위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돈이 된다고 무차별 수입에 나서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고세율 농산물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입, 국내시장을 교란시키고 국내농가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조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문제점에 대해 관세청 차원의 대책마련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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