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배추게놈 연구성과 속속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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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유작물인 고추와 배추의 유전자 연구작업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김병동 교수팀은 지난 5년 동안 농림기술첨단연구비의지원을 받아 고추 유전자지도 작성사업을 추진한 결과, 최근 세계 최초로 고추 게놈의 15배 규모인 BAC(박테리아인조염색체) 라이브러리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밝혔다.

연구진은 게놈연구 사업에서 DNA의 절편을 담는 일종의 `그릇'' 역할을 하는 BAClibrary를 완성함에 따라 고추의 역병과 바이러스 저항성 유전자 등 유용한 유전자들을 다량으로 빠른 시간 안에 분리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팀은 또 제한효소단편다형화(RFLP)표지 287개와 증폭단편다형화(AFLP )표지 136개, 단순유전자길이다형화(SSLP) 표지 35개 등 400여개의 분자표지를 가지는 유전자지도도 제작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더뎅이병 저항유전자와 관련된 표지를 선발했으며, 고추의 과일색과 관련된 유전자 및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물질인 `캡사이신''의 생합성경로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된 연구성과는 식물학 분야 해외저널인 식물분자생물학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고추는 연간 농가소득이 1조3천억원으로 우리나라에서 벼 다음으로중요한 작물"이라며 "고추 게놈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프랑스 등에 앞서 BAClibrary를 완성함으로써 앞으로의 고추게놈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충남대 원예학과 임용표 교수팀은 배추 잎에서 확보한 2천466개 유전자의 염기서열 분석을 완료하고, 이를 이용한 DNA칩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임 교수팀은 이와 함께 고추 게놈의 11배인 BAC library를 작성했으며, 배추의병충해 가운데 하나인 무사마귀병에 대한 저항성 유전자마커(marker.일종의 유전자표식)를 개발해 마커 및 진단키트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임 교수는 "배추는 국내 토종 식물자원으로 1조원의 국내시장과 1억달러의 수출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하루빨리 유전자특허를 확보해야만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점할수 있다"며 "내년 4월까지 배추의 물리지도 작성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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