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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산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전 관심

중앙일보

입력

서울 관훈동 학고재에서 22일~9월 16일 열리는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전은 자연과 생명에 바치는 예찬을 담은 채색 목판화들을 보여준다. 민중적 정서와 민족적 서정을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해 온 남궁산(40) 씨가 5년째 계속 중인 '생명' 연작 60여점이다.

작가는 제2세대 민중판화가로 분류되지만 거칠고 전투적인 작품이 유행하던 1980~90년대에도 부드럽고 친근한 작품을 고집해 왔다.

인기판화가 이철수씨가 선불교적인 명상의 세계를 다루고 짧은 시도 적어넣는데 비해, 남궁씨의 판화엔 글이 없는 대신 자연을 단순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어 더욱 편안하고 따스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판화에선 까치.개구리.소나무.동백꽃.매화.솟대.나비.나팔꽃 등의 친근한 소재들이 생명을 노래하는 자연의 대변인으로 등장한다. 꽃나무 위에서는 새가 지저귀고 하늘에는 편안한 달이 떠올라 세상을 따뜻하게 비춘다. 바닷가의 동백꽃은 환하게 웃는 듯이 활짝 피어 있다.

솟대 위의 오리나 나뭇가지 위에 앉은 까치나 그의 판화에 등장하는 새들은 모두 눈웃음치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저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는 누구에겐가 위안을 주는 판화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웃는 새도 그립니다. 최소한 내 그림 만큼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야겠다는 생각이지요. "

조선시대 민화의 세계를 추구하는 그의 판화에 대해 유홍준 영남대 교수는 "조선 화투짝 그림" 이라고 말한다.

소설가 윤대녕씨는 "세평 남짓한 텃밭의 풍경" ,

평론가 이주헌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창에 스친 정겨운 풍경, 그만큼 따뜻하고 푸근한 그림" 이라고 평가한다.

02-739-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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