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촬영장 유치 관광수익성 '저울질'

중앙일보

입력

TV드라마 ·영화 촬영장을 유치할까말까.드라마 촬영지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데 위력을 발휘한 사례가 적지 않지만 유치하는데 들어가는 투자비를 건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 지자체들이 고민이다.

충남 금산군은 최근 문화방송(MBC) 이 10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상도’ 촬영지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의회와의 갈등을 빚었다.

문화방송이 이 드라마를 금산군 제원면 금강변에서 촬영키로 하고 촬영세트장 건립에 필요한 예산 4억3천7백만원 가운데 2억5천만원(57%) 을 부담할 것을 금산군에 요구했던 것.

이에 대해 금산군의회는 “드라마 촬영지가 관광자원으로 활성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한달간 관련 예산 심의를 거부하다 최근에서야 1억원을 삭감하고 1억5천만원만 승인했다.

또 충북도내 2∼3개 지자체는 방송사들의 드라마 촬영장 건립 제의에 대해 비용 부담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천시는 금성면 성내리에 태조 왕건 촬영장을 유치하면서 KBS에 1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또 SBS가 청풍면 물태리 청풍문화재단지에 짓고 있는 ‘대망’세트장에는 2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충주시도 살미면 재오개리에 MBC의 ‘홍국영’ 촬영장을 유치하면서 5억원을 내놨다.진천군은 KBS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촬영장(문백면 사양리) 의 기반시설비로 2억6천만원을 지원했다.

지원금이 커진 태조 왕건 촬영장에는 3개 지자체가,SBS 촬영장은 7∼8개 지자체가 경합을 벌인 결과다.

지자체의 고민은 ‘촬영지=관광명소’가 반드시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영화 ‘박하사탕’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 진소천이나 왕건 촬영장의 경우 방영이후 크게 떴으나,‘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진천군 문백 촬영장은 별 재미를 못 본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관광홍보 효과를 미끼로 방송사가 지원비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반드시 ‘뜬다’는 보장도 없어 선뜻 유치에 나서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청주 ·금산=안남영 ·김방현 기자 [an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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