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뉴 비즈니스] 화장실로 돈 버는 '아메니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일본에선 화장실이 깨끗하면 장사가 잘되고 거꾸로 화장실이 더러우면 찾아온 손님도 달아난다. 그래서 화장실을 깨끗이 하는 데 투자를 하게 되고, 이것이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빌딩.식당 등의 화장실 악취제거에 착안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 아메니티다.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하다. 타 청소업체들이 악취의 사후대책에 매달리는 동안 아메니티는 사전 예방 쪽으로 치고 나왔다.

기존의 업체들은 악취제거가 아니라 악취은폐에 치중했다. 악취보다 더 강력한 향기로 악취를 못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향을 잘못 뿌리면 지린내와 섞여 더 고약한 악취가 나오기도 한다.

아메니티는 악취의 근원이 소변이 만드는 요석(尿石)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소변의 탄산이나 인산은 체외로 빠져나오면 탄산칼슘과 인산칼슘으로 변해 변기에 들러붙는다. 이것이 요석인데 그대로 놓아두면 잡균이 번식해 악취를 내뿜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종전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도 타 기업들이 요석 제거에 손을 대지 못했던 것은 한달에 한번씩 뿌려야 하는 요석 제거 약품이 워낙 강력해 배관 파이프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아메니티는 그 해결책을 요석의 예방에서 찾았다. 변기의 요석을 완전히 닦아낸 뒤 독자 개발한 요석 형성 방지기를 변기 내부에 부착시킨다. 4주에 한번씩 요석 형성 방지제를 갈아주면 된다.

이는 물론 아메니티의 특허상품이다. 관리비용은 변기 한개당 월 1천5백엔부터다. 아메니티는 이를 업계 유일의 '예방형 메인터넌스(보수)'라고 자랑한다.

아메니티는 또 타사와의 확실한 차별화를 위해 화장실 관리에 대한 노하우 축적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자적으로 시행 중인 '화장실 진단사' 자격증이다. 아메니티는 입사 1년 후면 반드시 진단사 자격시험을 보도록 하고 있다. 사원을 모두 화장실 박사로 키워 타사를 압도하자는 것이다.

1989년 설립된 아메니티의 자본금은 1억엔. 일본 전국에 1백30여개 프랜차이즈점을 두고 있으며 2002년 매출은 7억엔을 넘보고 있다.

야마토 사토시(山戶里志.60)사장은 "죽으면 변기로 관을 만들겠다"고 할 정도로 화장실에 미쳐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