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노트북의 자존심. 도시바 리브레또 L1 [3]

중앙일보

입력

크루소 CPU와 ALi 메인보드 칩셋 조합

크루소 프로세서의 저전력 고성능 주장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최근 미니 노트북의 추세가 크루소 CPU 탑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L1에도 512KB의 2차 캐시가 사용된 크루소 TM5600-600MHz CPU가 장착되어 있다.

덕분에 크루소 전력 절약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Performance(600MHz 고정), LongRun(부하에 따라 클럭과 전압 유동적으로 변화), Power save(300MHz 고정) 세 가지 모드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시스템 성능과 배터리 사용시간 중 사용자가 원하는 쪽에 시스템 자원을 더 투자할 수 있다.

단, L1은 크루소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든 미니노트북들이 그렇듯이 128MB의 로컬 메모리 중 16MB를 프로세서가 점유해 버려 사용자는 112MB의 기본 메모리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최근 SDRAM의 가격 폭락으로 풍족한 양의 메모리를 사용하는 데스크탑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한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윈도 2000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려 한다면 보다 쾌적한 사용 환경을 위해 메인 메모리를 추가 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윈도 2000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많은 수의 L1 사용자들이 메모리를 추가해 사용하고 있다)

참고

CMS(Code Morphing Software)


프로세서가 16MB 메모리를 사용한다


트랜스메타 크루소 프로세서는 기존 x86 프로세서와의 호환을 위해 x86 명령어를 자사의 VLIW(Very Long Instruction Word)로 해석해 사용한다. 이 때 해석기 역할을 하는 것이 CMS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크루소 CPU가 탑재된 컴퓨터는 메인 메모리의 일정 용량(CMS 2MB + 14MB = 16MB)을 프로세서가 사용하도록 넘겨줘야 하며, 이에 따라 당연히 사용자가 사용 가능한 메인 메모리의 크기는 그만큼 줄어든다. 즉, 만일 128MB의 메인 메모리가 장착된 노트북이 크루소 프로세서를 사용한다면 시스템 등록정보에는 112MB의 메모리가 장착된 것으로 표시된다. (윈도 2000에서는 아마도 CMS가 사용하는 2MB가 제외된 114MB가 표시되는 듯 하다)

한편 보드 칩셋은 CPU에 포함된 노쓰 브릿지와 메인보드에 장착된 ALi(Acer Laboratories inc.)의 1535+ 사우쓰 브릿지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L1의 사운드는 바로 이 1535+ 사우쓰 브릿지에 내장된 AC ''97 오디오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체감 성능

크루소 600MHz 프로세서와 128MB의 메인 메모리(실제로는 112MB), ALi 보드 칩셋, 그리고 Savage IX 8MB 디스플레이 조합이 내주는 성능은 비즈니스 용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다른 미니 노트북들과 비교했을 때 L1만의 특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1280x600 고해상도는 워드프로세서, 엑셀 등의 OA 프로그램 사용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아울러 8MB의 풍족한 비디오 메모리도 2D 성능을 돕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ICQ, MSN 메신저를 띄워 놓고 한글, 이야기 등의 응용 프로그램 두어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물론 시스템이 다소 느려지긴 했다)

주의

L1의 디스플레이 설정

처음 필자는 L1을 사용하면서 시스템에 부하를 많이 주는 작업을 할 때면 시스템이 뻗어버리는 증상을 경험했다. 안정적인 운영체제라 알려진 윈도 2000도 뻗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이 다운 현상은, 결국 Savage IX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에 원인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16bpp로 화면 색상 수를 설정하면 시스템 부하에 따라 종종 다운되던 증상이 32bpp로 설정하자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2bpp 모드가 시스템 속도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도시바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업데이트가 시급히 요구되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다만, L1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물론 기본적인 시스템 성능은 각종 옵션을 최고치로 둘 경우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II를 그럭저럭 돌릴 수 있는 수준이긴 했지만, 고 사양을 요하는 3D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무리였다.

또 L1은 1280x600이라는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해상도 게임은 화면 중앙에 해당 해상도만큼의 영역만 표시된다. 따라서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는 L1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의 수준은 돼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엔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미니 노트북의 타깃이 비즈니스 사용자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용 시간

리브레또 L1은 표준 배터리팩을 사용할 경우 최대 4.5시간, 대용량 배터리는 14시간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스펙에 명기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결과 크루소 프로세서 절전 소프트웨어와 도시바 절전 소프트웨어를 모두 이용해 최대 절전 상태를 유지하면서 L1을 사용하면 대략 최대 3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게임, DivX 동영상 등 시스템에 크게 부하를 주는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는 약 1시간 반 가량 사용할 수 있었다.


도시바 파워 세이버

참고로 L1에는 전원 절약과 관련해 수많은 옵션들이 존재하는데, 프로세서, 시스템 전체의 단계별 절약 모드는 물론이고 사운드 출력이 없을 경우 사운드 기능만 대기 모드로 전환하거나, 배터리 전원을 사용할 때는 IEEE1394 포트의 전원을 꺼버리는 설정도 가능했다. 또 펑션키를 이용해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일도 가능하고 앞서 말한 단계별 모드에서도 세부적인 사항들의 설정 값을 변경할 수 있다. 따라서 L1은 사용자의 의도와 설정에 따라 짧게는 1시간 반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적합하다.

이동준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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