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장에 8.15 특사(?)

중앙일보

입력

올시즌 내내 심판 비리로 홍역을 앓고 있는 대한야구협회(고익동 회장 직무대행)가 상식밖의 인사행정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협회는 지난 2월 학부형들과 골프를 즐긴 것이 발각돼 경기출장 금지 조치를 취했던 최인철, 윤명훈씨를 15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동산-세광고전의 심판으로 전격 투입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6일 비공개 상임이사회를 열고 최향렬 총무이사 겸 심판 직무대행의 요청에 따라 이들의 출전금지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협회는 지난 6월 `축승금 수수파문' 당시 김윤규 심판이사를 희생양으로 삼은 불만을 품고 경기를 보이콧했던 민병억, 김영묘 심판에 대해선 뚜렷한 이유도 없이 아직까지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아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협회가 집행부에 항명한 심판에 대해선 불이익을 주고 있지만 `접대 골프'를 받은 심판을 6개월만에 복귀시킨 처사를 놓고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8.15 특별사면'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이와 관련, 김희련 전무이사는 "최인철, 윤명훈 심판은 학부형과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접대를 받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본인들도 6개월 동안 반성한 만큼 광복절을 맞아 화합 차원에서 이들을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아마협회 수장에 오른 고익동 회장 직무대행은 취임 일성으로 "심판들의 질서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으나 올시즌 동대문구장에는 심판에 관련한 구설수가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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