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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파이 2〉로 이어진 속편 히트 행진!

중앙일보

입력

지난 주말에 〈러쉬 아워 2(Rush Hour 2)〉가 1편의 두 배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리며 1위로 개봉한 데 이어 이번 주말에도 다시 속편 〈아메리칸 파이 2〉가 전편의 두 배가 넘는 흥행수입으로 1위에 등극하여 여름 하반기 미국 극장가는 속편 열풍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99년 여름,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집고 평단의 호평과 1억불 이상의 흥행수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던 〈아메리칸 파이〉의 속편 〈아메리칸 파이 2〉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의 이번 주말동안 4,512만불의 엄청난 흥행수입을 올리며 북미 극장가를 석권하였다. 이는 R등급을 받은 역대 코메디물중에서 가장 높은 흥행수입일 뿐 아니라(종전기록은 〈무서운 영화〉의 4,235만불), R등급 영화 전체를 합해서도 〈한니발〉(5,800만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고, 역대 코메디 영화 중에서는 〈러쉬 아워 2〉(6,741만불)와 〈오스틴 파워 2〉( 5,492만불)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흥행성적이며, 〈러쉬 아워 2〉에 이어 역대 8월 개봉작중 두 번째로 높은 개봉성적이다.

기세에 밀린 성룡-크리스 터커 콤비의 〈러쉬 아워 2〉는 1위 자리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3,312만불의 상당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2위에 랭크되었다. 개봉 7일째인 지난 목요일, 올해 개봉작중 11번째로 1억불 돌파에 성공한 〈러쉬 아워 2〉는 개봉 10일만에 전작의 흥행성적인 1억 4,117만불에 육박하는 1억 3,353만불을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7일만에 1억불을 돌파한 것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5일째 돌파),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6일째 돌파)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인디펜던스 데이〉와 공동 3위)로 빠른 기록이다.

〈아메리칸 파이 2〉와 같은 날 개봉한 신작 영화는 모두 두 편인데, 니콜 키드만의 열연이 돋보이는 스릴러물 〈디 아더즈(The Others)〉가 이번 주말 흥행 10위권 영화들 중에서 가장 작은 상영관수인 1,678개 극장에서 상영되었음에도 1,409만불을 벌어들이는 위력을 선보이며 4위에 랭크된 반면, 또 화장실 코메디의 대가 패럴리 형제가 메가폰을 잡은 실사/애니메이션 합성 코믹 어드벤처물 〈오스모시스 존스(Osmosis Jones)〉는 극히 실망스러운 527만불의 수입으로 7위 개봉에 그쳤다.

이번 주말 3위는 1,422만불의 수입을 기록한 디즈니의 가족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The Princess Diaries)〉가 차지하였고, 대규모 블록버스터들인 〈혹성탈출〉과 〈쥬라기 공원 3〉이 각각 1,330만불과 752만불의 수입으로 5위와 6위에 랭크되었다.

한편, 원개봉시 볼 수 없었던 몇몇 씬을 추가하며 이번 주말 재개봉에 나선 올 봄 최고의 히트작 〈스파이 키드, 특별판(Spy Kids; The Special Edition)〉은 158만불의 수입을 벌어들며 12위로 기록되었다.

1위와 2위를 차지한 두 속편이 모두 3천만불 이상의 큰 수입을 벌어들인데 힘입어, 이번 주말동안 흥행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4,851만불에 달했다. 이는 비록 〈러쉬 아워 2〉가 절대적 흥행력을 과시했던 지난 주말(1억 6,302만불)보다는 9%가 감소한 성적이지만, 〈할로우 맨〉과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각각 1,305만불과 1,302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9,660만불)과 비교할 때는 무려 53.7%나 상승한 성적이다.

깜짝 히트를 기록했던 전작에 이어 다시 놀랄 만한 흥행성적으로 1위를 차지한 〈아메리칸 파이 2〉는 전편의 인기재현을 위해 올드 멤버들을 그대로 출연시킨 그야말로 '후속편' 코메디물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편의 감독 웨이츠 형제로부터 전편의 조연출이자 제작보조를 담당했던 제임스 B. 로저스로 메가폰이 넘어왔다는 점 뿐, 전작 멤버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출석하였다.

전작의 개봉주말 수입 1,871만불의 두 배가 넘을 뿐 아니라 전작의 미국내 전체 흥행기록 1억 174만불의 절반에 가까운 주말수입으로 이번 속편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룬 데 대해 제작사인 유니버설 사는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이라 2〉,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 〈쥬라기 공원 3〉에 이어 이번 영화까지 포함하면 유니버설사는 최근들어 배급한 네 편의 영화가 연달아 4천만불 이상의 수입을 개봉주말 기록하는 흥행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버설의 배급대표인 니키 로코는 "관객들은 자신들이 사랑했던 주인공 캐릭터들을 다시 보고싶어 한다."면서 "이제는 깜짝히트물로부터 벗어나 성공적인 저예산 시리즈물로 자리잡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녀에 따르면, R등급 영화인 관계로 18세 이상의 관객들이 전체관객의 90%를 차지하였으며, 67%의 관객이 25세 미만이었고, 남성관객과 여성관객의 성비는 53: 47이었다고. 또 그녀는 덧붙여 출구조사 결과 전체관객의 94%가 최고 호평인 '훌륭함(excellent)'과 '매우 좋음(very good)'이라고 표현하였으며, 또한 관객의 73%가 주위에 적극추천의 의사를 표했다고 주장했다.

전편에서 고교 졸업반이었던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대학 1년차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멋진 재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해변가의 집을 빌려 한자리에 모인다. 짐(제이슨 빅스)은 전편에서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바람에 망신속에 헤어져야했던 체코출신 교환학생 나디아(새넌 엘리자베스)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들떠는데, 나디아 역시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짐의 무도회 파트너였던 미셀(앨리슨 허니건)은 이제 밴드 캠프의 카운셀러로 활약중이다. 핸섬한 매너 청년 오즈(크리스 클라인)는 자신의 연인 헤더(미나 수바리)가 스페인으로 여름동안 공부하러 떠나자 독수공방신세가 되고 바람둥이 친구 스티플러(숀 윌리암 스캇)는 그의 일부일처 주의를 놀려댄다. 한편, 항상 듬직한 짐의 아빠(유진 레비)는 이번에도 아들을 사랑으로 감싸기 바쁜데...

평론가들은 이 속편에 대해 이구 동성으로 "이제 그만."이라 소리질렀다. 뉴욕 데일리 뉴스의 잭 매튜는 "그야말로 억지 작품으로 새로운 점이라고는 조금도 없다."고 화를 내었고,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불성실한 사기극"이라 단정지었으며,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 역시 "새로울 것 없는 섹스 농담과 화장실 개그로 가득찬 또 한편의 돈에 굶주린 속편에 불과하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이들 외에도 보스톤 글로브의 엘리자베스 발커스는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은 하나도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고 지적했고, "즐거운 감상이었다."고 비교적 호감을 나타낸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 조차 "전편과 같은 주인공들이 등장해서인지 놀라움과 새로운 발견의 요소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며 아쉬워했으며,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 또한 "정말, 정말 재미있다. 비록 전편에 비해 횟수는 줄어들었지만..."이라고 평했다.

작은 수의 개봉관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말 4위로 당당히 개봉한 〈디 아더즈(The Others)〉는 〈식스센스〉와 같이 반전을 갖춘 스릴러물이다.

키드만의 헤어진 전남편 톰 크루즈가 제작총지휘 역을 맡아 둘이 마지막으로 함께 한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외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크루즈와 키드만은 지난 화요일 이 영화의 시사회장에서 동석했으나 서로 피하는 눈치가 역력했다고) 이 영화의 연출은 스페인 감독 알레잔드로 아메나바르가 담당하였다. 그가 연출했던 걸작 〈오프 유어 아이즈〉는 최근 카메론 크로우 감독에 의해 〈바닐라 스카이(Vanilla Sky)〉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되고 있는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고 있다.

배급사인 미라맥스 측은 제작비가 1,700만불에 불과한 이 영화가 작은 개봉관 수에도 불구하고 1,409만불이나 벌어들인데 대하여 무척이나 고무된 반응이었는데, 미라맥스 사의 서부지역 대표인 마크 질은 "니콜 키드만은 오스카 상의 강력한 후보로 나설 것."이라며 영화의 성공에 대한 일등공신으로 그녀의 뛰어난 연기를 꼽았다.

2차대전이 종전된 직후, 1년전 남편이 전쟁에 참전한 뒤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레이스(니콜 키드만)는 그녀의 아픈 두 아이를 데리고 영국 남부해안의 아름다운 빅토리아풍 저택으로 이사한다.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그레이스의 아이들은 하루종일 어두운 집안에서 살아야 하고, 어쩔 수 없이 이들 가족은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레이스의 딸이 유령과 대화하는 등, 그레이스 가족은 곧 이 집안에 자신들 외에 또 다른 존재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이고 그레이스 가족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모든 것이 밝혀지는 라스트 10분.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디 아더즈(The Others)〉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의 상반된 견해로 나뉘어졌다. 우선 호평을 보낸 평론가들의 주된 내용은 니콜 키드만의 명연기에 대한 찬사였는데, 월 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은 "키드만으로부터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일찍이 이보다 더 집중된 에너지를 가진 역할을 연기한 적이 없다."고 그녀에게 경의를 표했고, 달라스 모닝 뉴스의 필립 원치 역시 "마치 그레이스 켈리를 떠올리게 하는 그녀는, 최고의 명연기를 선사한다."고 박수를 보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키드만의 연기를 가리켜 "우아하면서도 날카롭다."고 격찬하였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최근 나온 가장 우아한 서스펜스 유령이야기."이라고 평했다. 반면, 이 영화에 혹평을 보낸 평론가로서,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이 영화는 관객들이 초자연적 스릴러물에서 바라는 모든 것들을 가지고 있다. 단 한가지, '스릴'만 뺀다면."이라고 비웃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아메나바르 감독은 스타일이 내용을 대신할 수 있다고 지나치게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 역시 "불쌍한 키드만, 이혼하고 나서 자신의 경력에 웃음을 유발할만한 연기를 펼쳐야하는 영화에도 출연하다니."라고 평한 후,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오래된 고딕풍 스릴러물에 대한 설득력없고, 잘난체 하는 모방작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으며, USA 투데이의 마이크 클라크는 "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은, 반전을 미리 공개해 비난받는 인터넷 기사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손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허술한 반전이라 꼬집었다.

이번 주말 개봉작중 가장 낮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오스모시스 존스(Osmosis Jones)〉는 〈메리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와 〈덤 앤 더머〉 등 화장실 코메디의 걸작들을 배출했던 바비 패럴리와 피터 패럴리 형제가 연출을 맡은 '실사/애니메이션 합성 화장실 코메디 어드벤처물'이다.

프랭크 디토리(〈고스트 버스터〉의 빌 머레이)가 곧 큰 병에 걸릴 것이라는 점은 그의 딸 세인(신인 엘레나 프랭클린)과 그녀의 선생님 보이드 여사(〈그린치〉의 몰리 새넌), 그의 친구 밥(〈메리에게 뭔가...〉의 크리스 엘리오트) 등 그를 아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아내가 죽은 이후, 아무 운동도 하지 않은 채 지저분한 음식을 가리지않고 집어먹어 온 것. 이제 영화는 뛰어난 애니메이션 합성 효과를 이용해 관객들을 그의 시들어가는 몸속으로 안내한다. 다행스럽게도 프랭크의 몸속에는 '프랭크 경찰서' 소속의 젊은 백혈구 오스모시스 존스(목소리 연기, 〈리썰웨폰 4〉, 〈도그마〉의 크리스 락)가 있어 갖은 병균들로부터 그를 지켜낸다. 하지만 이번에 싸워야 할 악당 바이러스 트락스(목소리, 〈매트릭스〉의 로렌스 '모퍼스' 피쉬번)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트락스는 기어이 프랭크를 몸져 눕게 만들고, 존스는 트락스와 목숨(?)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이는데...

〈오스모시스 존스〉는 비록 흥행에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평론가들로부터는 이번 주말 개봉작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빌리지 보이스의 마이클 앳킨슨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열외인간(Rabid)〉(1977년)이후 인간의 생물학적 취약성을 다룬 최고의 영화이다."고 평했고, 월 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 역시 "여기 진정한 엽기 코메디(eccentric comedy)가 있다. 이 영화는 재미난 아이디어들을 폭발적으로 담고 있으며, 이를 거친 오리지날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호감을 표했으며,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도 "우선 아이들은 해부학적 소화기관에 대한 농담들을 좋아할 것이고, 어른들에게은 영화의 풍부한 활기와 에너지를 좋아할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일부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가하기도 했는데, 달라스 모닝 뉴스의 탐 모스타드는 "어른들은 교묘한 풍자로, 아이들에게는 배설물관련 농담으로 어필하려고 하였지만 결국 둘 다 실패로 끝나고 만다."고 공격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 또한 "초등학교 생물시간 이상으로 즐거움을 선사하지 못하고, 전형적인 페럴리 형제 코미디물 이상으로 내용자체가 교육적인 것도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미국 연예계의 이면을 코믹하게 그린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코메디 〈아메리칸 스위트하트(America's Sweethearts)〉가 441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자기발견 코메디물 〈리걸리 블론드(Legally Blonde)〉가 377만불의 수입으로 9위, 안토니오 반델라스와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애증극 〈오리지날 신(Original Sin)〉이 308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이제 여름시즌이 서서히 저무는 가운데, 다가오는 주말에는 예년의 동시기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대작없이 그만그만한 신작들이 개봉되는데,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전쟁 로맨스 〈캡틴 코렐리스 만돌린(Captain Corelli's Mandolin), 로드 코메디 〈랫 레이스(Rat Race)〉, 전설적인 무법자 제시 제임스를 그린 모험 서부극 〈어메리칸 아웃로우(American Outlaws)〉의 세 편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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