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기업 협력업체 '모시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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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속 돈 굴리기가 어려워지자 금융기관들이 금리도 높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출처를 찾는데 애를 쓰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기업구매자금 대출 및 구매카드를 사용 중인 대기업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최고 1억원까지 신용대출을 시작했다. 한빛은행도 지난달부터 대기업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최고 5억원 한도의 자금을 연 7%대로 대출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동걸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틈새 대출처로 대기업의 협력업체를 발굴,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면서 "우량기업과 거래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신용이 입증되므로 은행 입장에선 안정적인 대출처일 것" 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출 대상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도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기존 5개 등급을 10개 등급으로 세분화해 일정등급 이하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기로 했다.

한빛은행도 최근 10개 신용등급 중 2~6등급에 대해 각 등급을 3개씩 다시 나눠 금리와 대출한도를 차별화하고 있다.

한편 보험사들은 담보설정비 면제 대상을 확대하고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다.

동부화재는 단독주택과 연립.빌라를 대상으로 설정비를 면제하는 '뉴 스페셜 론' 을 16일부터 판매한다.

삼성화재는 이달 초부터 인터넷 신용대출 한도를 7백만원으로 늘렸으며 금호.흥국생명과 현대해상도 지난달 말부터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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