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양측 대변인 “거의 이견 없이 일사천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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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일 오후 8시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나란히 회담장 문을 열고 나왔다. 75분 동안의 배석자 없는 회담에 이어 45분간의 합의사항 구술을 마친 뒤였다. 둘 다 표정이 밝았다. 특히 문 후보는 활짝 웃었다. “후보등록일 전에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나”는 질문에 문 후보는 “네”라고 답했다. 건물 밖으로 나서자 민주통합당 청년당원 등 지지자들이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후보가 몇 걸음 앞서 걸었고, 안 후보는 문 후보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뒤따라 갔다. 그러자 문 후보 지지자 일부가 ‘문재인’과 함께 ‘안철수’를 외쳤다.

 이에 앞서 두 후보는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만났다. 문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저의 제의에 대해 만나자고 화답해 주신 안 후보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만나자는 제의에 시간 내주신 문 후보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예의를 갖춘 말이지만 서로 본인이 ‘제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일화 회담의 주도권을 놓고 미묘한 기싸움을 벌인 셈이다. 회담장 주변에는 취재진, 경호원,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뒤섞였다. 경찰은 문 후보 경호원 20명, 안 후보 경호원 15명 외에 3개 중대(200여 명)를 파견했다. 백범기념관은 문 후보 쪽이 추천해 안 후보 측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남북문제뿐 아니라 역사와 헌법에 비춰볼 때 민주진영에 상당히 의미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과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회담 후 현장에서 회담 결과를 브리핑했다.

 -회담 분위기는.

 (유민영) “거의 이견 없이 일사천리로 협의에 이르렀던 과정이었다.”

 (박광온) “막힘 없이 서로의 견해를 다 밝히고 합의했다. 역사적인 순간을 남겨놓기 위해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새정치 공동선언 작성 실무팀 외에 단일화 협상팀과 관련한 내용은 없는데.

 (유민영) “새정치 공동선언을 우선적으로 내놓는다는 말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박광온) "두 후보가 새정치 공동선언을 우선적으로 국민 앞에 내놓기로 했기 때문에 공동선언 발표가 두 후보가 (다시) 만나는 자리가 될 거다. 단일화 협상은 별개다. 합의문을 잘 보면 행간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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