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시민의식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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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산시가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에 대비해 조성한 아시아드 상징가로에 불법이 판치고 있다.

지난해 5월 개통 당시에는 깔끔한 공원 같은 느낌을 줬으나 이제는 곳곳에서 불법·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으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다.지난해 행사 당시 보여줬던 준법정신과 시민의식도 크게 쇠퇴했다.

일요일인 5일 오후 2시 사직운동장 앞 아시아드 도로.

폭 10m 가량의 인도에는 자전거가 진을 치고 있다.자전거 대여점들이 1백여 대의 자전거를 인도에 진열해놓고 영업을 했다.

사직운동장 앞에서 자전거 대여점을 운영하는 6곳이 인도를 잠식,사직운동장을 찾는 수천 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상대로 장사를 한다.

길 건너 자동차용품 매점에서는 차들을 아예 인도에 세워놓고 범퍼를 갈아끼우거나 자동차 액세서리를 부착하는 작업을 한다.자동차 용품들도 줄줄이 보도에 내놓고 있다.

슈퍼마켓·호프집·식당 등 가게들도 탁자와 의자를 보도에 내다 놓고 영업을 한다.마치 야외의 노천 가게처럼 운영한다.이 같은 무질서 영업은 여름은 더욱 심하다.

텐트판매 업소는 보도 위에 못질을 해 전시 텐트를 설치해놓고있다.때문에 깔끔하던 컬러 보도블록이 곳곳에 깨지거나 훼손돼 있다.

업주와 일반 시민들은 인도 위에 차를 주차해두기가 예사다.차가 인도에 못 들어가게 진입방지 말뚝을 박아놓았으나 곳곳에 부서져 나가고 없다.

지프 차 등 큰 차들이 주차한 탓에 보도블록도 많이 깨져 있다.또 움푹 움푹 들어가거나 치솟아 있다.

자연히 행인들이 지나갈 공간이 잠식당해 지나갈 때마다 짜증날 수밖에 없다.

이미선(35·여·연제구 거제동 현대홈타운)씨는 “아이들과 함께 자주 상징가로를 따라 사직운동장으로 놀러간다”며 “인도마다 주차 차량과 쌓아둔 상품들이 즐비해 지나가기 불편한데도 단속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배영길 부산시 교통국장은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할 때 노상 적치물도 함께 치우겠다”며 “가게주인과 시민들도 준법정신과 질서의식을 발휘할 때 쾌적한 도시환경이 자리잡는다”고 말했다.

◇아시아드 상징가로=부산시는 2002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연산교차로∼남문구교차로∼사직운동장∼온천동 미남교차로에 이르는 3.5㎞ 구간에 조성했다.

2천2백45억 원을 투입,도로를 35∼50m(왕복 6∼8차로)로 확장하고 인도를 4∼15m로 넓혀 보행자 중심으로 꾸몄다.

중앙분리대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곳곳에 분수와 조각배,오륙도,상징 게이트,연못,광섬유조명 등을 설치했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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