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홈페이지 게시판 익명성 악용 `부작용'

중앙일보

입력

부산지역 일선구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민원 게시판이 익명으로 운영되면서 각종 욕설 등 사이버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부산 북구청은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라는 민원 게시판에 올 상반기에만모두 329건의 게시물이 등록됐으나 이 가운데 70% 이상이 익명으로 처리되면서 게시물 내용 대부분이 욕설과 비방으로 이뤄져 있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최근 관내 노인병원 건립문제와 주차단속 시비 등에 대해 민원인들의 항의성 게시물들이 잇따르면서 일부 등록자들은 의견을 달리하는 등록자에게 인신공격성욕설을 하는 것은 물론 근거없이 담당 공무원의 비리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부작용이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구청은 게시판 등록자들이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등을 밝혀야만 등록물 게시가 가능하도록 민원게시판 프로그램을 변경해 다음달부터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구청도 지난 98년 7월부터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익명으로 게시판을 운영했으나 부작용을 빚자 지난해부터 프로그램을 변경해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밝히도록요구하고 있으며 익명일 경우 민원사항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사하구도 최근 행락철을 맞아 해수욕장 주변으로 주차단속이 강화되면서 단속에적발된 구민들이 욕설과 비방으로 가득찬 민원성 게시물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어 게시자의 실명을 밝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구청 관계자는 "일부 흥분한 주민들이 구청 게시판에 낯뜨거운 욕설까지 올리고있어 토론의 장으로 활용돼야 할 게시판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실명 등을 밝히도록 하면 무책임한 사이버 언어폭력을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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