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즈 홈런 2방 '더위 사냥'

중앙일보

입력

유종의 미.

호랑이 유니폼을 입고 광주 시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자리,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은 구장을 찾은 팬들이나, 해태 선수들이나 한결같았다. 그러나 경기는 해태의 패배. 그래도 광주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땀과 노력이 흠씬 묻어나는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팬들은 '승리' 보다 더욱 값진 '최선' 을 충분히 느꼈기 때문이었다.

29일 광주에서 열린 해태 홈구장 고별 경기에서 과거 '호랑이 조련사'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해태를 8 - 6으로 물리쳤다.

광주 무등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는 1만1천여명. 3년여 만에 최다 관중이었고 분위기는 흡사 예전 해태의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했다.

해태는 1회말 장성호의 시원스런 3점 홈런으로 앞서나가며 화려한 마지막을 맞이하는 듯했다.

그러나 김응룡 감독은 배영수-김현욱-노장진 등 선발급 투수를 연이어 투입하는 초강수로 오히려 해태보다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4회초 이승엽과 마르티네스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간 뒤 5회초 2 - 4에서 박한이의 3점 홈런이 터져나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승부의 분수령은 5 - 5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6회초 삼성 공격. 2사 1, 2루에서 마해영의 평범한 땅볼을 3루수 김태룡이 놓치면서 승부의 추는 삼성쪽으로 기울었다. 뒤이어 강동우와 박한이의 연속 안타로 3점을 달아나며 승리의 여신은 해태를 외면했다.

잠실 두산-롯데전에서는 우즈의 홈런포 두발에 힘입은 두산이 8 - 2로 이기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우즈는 시즌 23호째를 기록하며 호세(롯데.25).이승엽(삼성.24)과 함께 홈런왕 레이스 3각 구도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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