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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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깊게 각인되어 추억과 삶의 동반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릴 적 추억의 영화를 하나씩 갖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성인이 되어서 그 추억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영상물입니다. 그런 영상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러 영상이 저장된 매체들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비디오, 비디오CD, LD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추억을 확인하는 것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동은 별개의 것입니다. 즉 추억을 확인하는 것은 좋지만 그 매체의 화질이나 소리가 좋지 않다면 그 추억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그렇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화질과 선명한 소리는 우리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그 감흥을 느끼게 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앞에서 언급한 매체들은 그동안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 역할을 또 다른 매체에 넘겨주어야 합니다.

바로 12Cm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DVD 때문입니다. 초창기 DVD가 발매될 당시에는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즉 기존의 영상 매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화질과 사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경제적인 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

헐리우드와 지역코드

영상 산업은 거대한 자본을 형성하여 거기에서 커다란 이익을 보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영화는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여 영화를 제작하여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한 후 이익을 회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필름만 관련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디오, LD, 비디오CD, TV 등 관련 산업이 방대하기 때문에 그 이익 회수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DVD 타이틀은 이런 그들의 이익 구조에서 많은 제약을 가져올 수 있을 만큼 파워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게 되었습니다. 즉 DVD 타이틀의 뛰어난 화질과 음질은 다른 매체를 능히 능가하고도 남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기존의 매체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착안하여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는데 바로 지역코드라는 것을 고안해 내었습니다. 즉 전 세계를 일정한 구역으로 나누고, 제작된 DVD 타이틀을 해당 구역 안에서만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 하나의 영화에 여러 지역 코드로 된 타이틀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사용자들의 DVD 플레이어와 DVD 타이틀에는 고유 지역 코드라는 것이 포함되었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DVD타이틀은 미국에서 사용되는 DVD 플레이어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물론 코드 프리라는 방법을 사용하면 가능합니다)
현재 지역코드는 아래와 같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0 : 지역에 상관없이 재생가능

1 : 미국과 북미 지역
2 : 일본, 유럽
3 : 한국, 동남아 지역
4 :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 뉴질랜드
5 : 아프리카, 러시아
6 : 중국
8 : 국가 간을 여행하는 비행기나 선박 내

김헌준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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