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동시불황 조짐… 빅3 부진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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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를 이끄는 3대 축인 미국.일본.독일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여파가 자연히 아시아.중남미.동유럽 등으로 파급되고 있다.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회담도 세계 경기회복을 위해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폐막함에 따라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 못하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올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0.9%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올해 연간으론 1%대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5~2.0%로 낮춰 잡았으나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분야가 살아나지 않는 한 1% 남짓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이미 마이너스( - 0.2%)성장률을 보인 일본도 연간으로 1%를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23일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지수가 16년 만에 가장 낮은 11, 600엔선 밑으로 밀린 것도 이런 불안을 반영한 것이다.

은행의 부실채권이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그동안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산업도 흔들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연초에만 해도 미국이나 일본보다 사정이 나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2분기 들어서면서 갑자기 악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최대인 독일 경제는 제조업이 활력을 잃는 가운데 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선진국 경제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신흥시장 경제도 자연 휘청거리고 있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들이 IT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으며, 아르헨티나.터키.폴란드 등 신흥시장들은 외환.금융위기에 휘말려들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미.일의 경기부진이 세계 경제의 동시 불황을 가져올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정재홍.홍수현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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