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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쓸지 않는 단풍길 걸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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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시가 아름다운 단풍길 83곳을 선정했다. 광진구 능동로는 한강시민공원까지 연결된 단풍길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사진 서울시]

단풍이 가을의 절정이라면 낙엽은 그 마지막 모습이다. 화려한 빛깔의 단풍에 감탄하고 길에 쌓인 낙엽을 밟다 보면 가을이 한층 무르익었음을 느끼게 된다. 멀리 야외로 가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에서 이 같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서울시는 23일 ‘아름다운 단풍길’ 83곳을 소개했다. 도심 지역은 다음 달 초순에 단풍이 절정을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길 따라 걷고=하천변 산책로는 자동차와 마주칠 일 없어 좋다. 성동교에서 군자교까지 송정제방(3.2㎞)은 울창한 수림이 유명하다. 동대문구 중랑천 제방길(5.6㎞)은 왕벚나무와 느티나무 단풍이 볼 만하다. 강북구 우이천 제방길(3㎞) 구간도 플라타너스가 쭉 뻗은 아름다운 낙엽길로 알려져 있다. 도봉구 중랑천 제방길이나 서대문구 홍제천변 길도 산책로가 아름답다. 구로구와 금천구에 걸친 안양천 산책로나 여의도샛강을 끼고 도는 여의도 여의서로(옛 윤중로)는 왕벚나무와 느티나무 단풍이 멋진 곳이다.

 ◆나들이하기 좋고=종로구 동십자각에서 삼청터널까지의 삼청동길(1.5㎞)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으로 유명하다. 경복궁과 삼청동의 화랑, 예쁜 공방, 맛집 등에 마음을 빼앗기며 걷다 보면 어느새 코스의 마지막인 삼청공원에 도착한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경향신문사까지의 덕수궁길(800m)은 연인들의 단골 산책로다. 6호선 삼각지역에서 녹사평역까지의 이태원로(1㎞)는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의 단풍과 낙엽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이팝나무 단풍이 멋진 청계천과 서울의 대표 산책길인 남산 북측 산책로의 왕벚나무 단풍도 빼놓을 수 없다. 양재 시민의 숲과 인근 문화예술공원은 거대한 메타세쿼이아 단풍이, 석촌호수는 왕벚나무 단풍이 좋다. 올림픽공원과 뚝섬 서울숲, 월드컵공원 같은 대형 공원도 훌륭한 단풍 놀이 코스다.

 ◆산행길에 만나고=광진구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워커힐 호텔까지의 워커힐길은 목재 데크 보도 위로 편안히 걸을 수 있어 좋다. 북한산을 오르는 길에 만나는 단풍길도 많다. 강북구 4·19길과 인수봉길, 은평구 진흥로와 북한산길이 대표적이다. 서대문 안산 산책로는 느티나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이어진다. 강서구 우장공원 내 산책로는 원당산과 검덕산으로 연결되며 방화공원은 개화산이나 꿩고개와 닿아 있다. 서울대 정문 쪽 관악산 입구 산책로(2㎞) 구간의 왕벚나무 단풍은 서울에서 단풍이 일찍 드는 곳 중 하나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시민들이 가을의 낭만을 느끼도록 다음 달 중순까지 단풍 거리의 낙엽을 쓸지 않고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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