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욱 “내곡동 땅 매매 업무, 김백준이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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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특별검사 이광범)은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사저부지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서울구치소에서 김세욱(58·별건 구속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을 방문조사하면서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34)씨에게 받은 현금 6억원으로 땅값과 세금을 처리 하는 업무를 당시 김 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김 전 기획관을 금명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기획관은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은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의 진술에 비춰 김 전 기획관이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었다.

 특검팀은 또 시형씨를 이르면 이르면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이창훈 특검보는 “금주 중반쯤 이시형씨의 소환일자를 확정할 것”이라며 “안전과 관련해 경호 문제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모든 피고발자가 피의자 신분인 것은 아니지만 이시형씨는 피의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형씨는 앞서 검찰 서면 조사에서 “사저 부지 매매계약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원래 땅 주인인 유모(56·여)씨를 만난 적도 없다”며 “아버지로부터 들은 내용에 따라 돈을 마련해 토지매입대금을 송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었다.

하지만 큰아버지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 현금 형태로 6억원을 빌려 청와대 관저 붙박이장에 보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검팀은 시형씨를 상대로 이 돈의 정확한 출처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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