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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소매업체 '잔인한 10월'

미주중앙

입력

고유가 등의 문제로 이달 들어 한인 소매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졌다. 최근 폐점한 소매점 ‘프라이스 익스프레스’의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신현식 기자

LA한인업소들이 10월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3층에 위치해 있는 원석공예전문점 루브럼의 제니 김 사장은 "10월이 너무 힘들다.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우리 업체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업체들 역시 힘겨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전업체 텔레트론의 척 임 부사장은 "매장을 찾는 고객수가 전년동기와 비교해서 확실하게 줄었다"며 "때문에 이달에는 세일폭을 더욱 높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한인경기는 세금보고가 있는 4월에 위축됐다가 여름을 지나 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가을에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개스값이 치솟으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소들의 분석이다.

지난 12일 폐점한 프라이스 엑스프레스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 안 좋은데 개스값 상승 이상고온 등 여러 가지 악조건이 겹쳤다"며 "최대의 대목인 연말 장사를 앞두고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개스가격의 오름세는 일단 멈췄지만 여전히 개스 값은 사상최고 수준이다. 개스값 상승으로 타운 외곽에 사는 고객들의 발길도 줄었다.

생활용품전문업체 김스전기 역시 전달 대비 매출이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스전기의 최영규 매니저는 "개스값이 올라가면서 평소에는 한가지 살 것만 있어도 매장을 찾던 고객들이 이제는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사러 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말을 대비해 10월에는 지출을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은 타격이 덜했다.

헬스코리아의 은영기 사장은 "아무래도 개스값이 많이 올라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줄었다. 하지만 배송 구매는 증가했다"며 "이달에 들어서 배송주문이 20% 가까이 늘었다. 또 때마침 부에나파크점이 오픈하면서 고유가로 매장을 찾기 힘들었던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고객들을 흡수해 매출 감소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인 마켓들 역시 10월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달 초 열린 한인축제 때문이다.

한인마켓 관계자들은 "매년 한인축제가 열리는 주에는 한인들이 축제장터에서 농수산물을 많이 구매한다. 대신 마켓을 찾는 고객 수는 많이 줄기 때문에 아예 구매도 줄이는 편"이라며 "10월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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