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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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바이 칼, 굿바이 토니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토니 그윈(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마지막 올스타전을 치뤘다.

특히 립켄은 3회말 첫 타석에서 박찬호로부터 결승홈런을 뽑아내며 MVP를 수상, 자신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별초청자으로 올스타전에 초대된 그윈은 출전하지 않았다. 5회말이 끝나자 버드 셀릭 커미셔너가 주관하는 은퇴식이 치뤄졌다.

◆ 지금은 친구 사이

195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세계로 울려퍼진 한 방'을 날린 바비 톰슨과 홈런을 허용한 랄프 블랑카가 나란히 내셔널리그의 명예 주장으로 나서 화제. 이 홈런 후 톰슨과 블랑카는 상반되는 야구인생을 살았지만, 과거를 잊은 듯한 다정함으로 주의를 흐뭇하게 했다.

한편 아메리칸리그의 명예주장으로 나선 커비 퍼켓은 체중이 상당히 많이 불어난 모습. 퍼켓은 현재 미네소타 트윈스의 부사장에 재직중이다.

◆ 작지만 소중한 선물

박찬호와 함께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도 립켄에게 조그만 선물을 했다. 로드리게스는 유격수임에도 불구하고 3루수인 립켄에게 수비위치를 바꾸자고 자청,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줬다.

립켄의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 립켄은 1981년 데뷔 후 16년간 유격수 활약했지만, 체력의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97년부터 3루수로 전향했다.

◆ 아직 녹슬지 않은 유머

'코미디언'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이 관중들에게 박장대소를 선사했다. 내셔널리그의 명예감독으로 3루 주루코치를 맡은 라소다는 6회초 블라디미르 게레로(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부러진 방망이를 피하려다 크게 한바퀴 굴렀다.

겨우 봉변을 피한 라소다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제스처로 '괜찮다'라는 너스레를 떨었고,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포수의 프로텍터를 갖고 나와 세이프코 필드는 폭소의 도가니가 됐다.

◆ 피아자- 클레멘스 대결

'견원지간' 마이크 피아자(뉴욕 메츠)와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가 맞대결을 했다. 빈볼 시비로 사이가 불편한 두 선수는 평소처럼 묵묵한 표정으로 투타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한 클레멘스의 판정승.

◆ 안 내보내면 섭섭할까봐

선수선발과정에서 팀 안배에 대해 유난히 신경을 썼던 내셔널리그의 바비 발렌타인(뉴욕 메츠) 감독은 로스터에 있는 9명의 투수를 전부 올려보내는 '자상함'을 발휘했다. 7회까지 6명을 등판시킨 발렌타인 감독은 8회말에만 제프 쇼(LA 다저스) · 빌리 와그너(휴스턴 애스트로스) · 벤 시츠(밀워키 브루어스)의 3명을 등판시키며 모두에게 출장 기회를 줬다.

내셔널리그 투수 중에선 부상을 당한 릭 리드(뉴욕 메츠)와 전반기 막판의 무리한 피칭으로 출전을 고사한 커트 실링(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벤치를 지켰고,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에릭 밀튼(미네소타 트윈스)만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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