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이 불러온 성인 여드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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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직장인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이 직장 생활 중에 화병을 앓은 경험이 있다는 설문결과도 나올 정도로 최근 화병으로 인해 발생된 여러 가지 질환으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병이라는 것이 우리나라학자들은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분위기가 강한 한국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질환으로 분노를 억제해서 생기는 분노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 우울증이 정신적 장애에 가깝다면 화병은 신체적·감정적 장애까지 동반한다.

이러한 화병의 더 큰 문제는 화병이 단순한 우울증에 그치지 않고 다른 질환으로 발전해서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화병으로 인해 유발되는 질환에는 피부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대해 대학로 여드름한의원 권원장은 “한의학에서는 피부질환을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며 “여드름 증상으로 내원해도 원인이 과도한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성 열독소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 화병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비정상적인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열을 한의학에서는 상화(相火)가 치성했다'고 하는데 이때 우리 몸의 혈액은 산성화되기 싶고 활성 산소가 늘어나 몸의 노화도 빨라지게 된다.

이렇게 발생된 열독소가 안면부에 몰리게 되면 피지선을 자극하게 되어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고 모공도 확장되어 여드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되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게 되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역시 피지 분비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화병이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대학로 하늘체한의원 권오상 의원

이러한 화병과 스트레스로 인한 여드름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ㅎ한의원 권오상원장은 “개인의 체질과 특성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찬바람이 부는 요즘은 반신욕이나 한방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단 남성들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많이 활용하는 담배나 술 등은 오히려 혈관을 수축시키고 순환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동일한 스트레스, 억울함, 분노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가슴에 열이 나면서 뭔가 뭉친 듯한 느낌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갑작스레 여드름이 늘었다면 화병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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