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풀어보는 관절질환 ① 무릎 구부리고 펼 때 아픈 중년층, 관절내시경 치료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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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섭 정형외과 전문의
제일정형외과병원

주부 김모(57)씨는 언제부터인지 무릎을 꿇고 앉을 수가 없다. 접은 무릎을 필 때 통증이 심하게 찾아왔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이겠거니 하며 진료를 차일피일 미뤘다. 의사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했지만 차도가 없어 결국 병원을 찾았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진단을 받은 결과 퇴행성관절염이 있긴 하지만 진짜 문제의 발단은 무릎의 반월상연골 파열이었다.

 반월상연골은 무릎관절 사이에 위치한 반달 모양의 물렁뼈다. 무릎관절의 충격을 줄여주고, 관절 움직임을 원활하게 돕는 것이 반월상연골의 주요 기능이다. 따라서 이곳이 손상되면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 통증을 느끼고, 이유도 없이 오금이 당긴다. 또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들며, 무릎이 붓고 걸을 때 소리가 난다. 특히 무릎에 힘이 빠지고, 무릎을 폈을 때 오금이 땅에 닿지 않는다. 이런 증상 때문에 디스크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퇴행성관절염과 혼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년 이후엔 스포츠 활동이나 외상이 없어도 나타나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며 방치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질환의 증상을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과 그 주위의 뼈가 노화돼 염증이 생기고, 그 결과 통증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아프다가 차츰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을 느낀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을 때도 무릎이 아프다. 무릎 안쪽 물렁뼈가 닳아 관절이 좁아지면서 ‘O자형 안짱다리’가 된다. 이에 비해 반월상연골에 손상이 있으면 통증도 문제지만, 무릎을 자유롭게 구부렸다 폈다 하기가 쉽지 않다.

 중년 여성은 무릎 관절이 남성에 비해 작고 약하다. 반월상연골은 쪼그려 앉는 자세 때 가장 심한 압박을 받는다. 여기에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무릎 연골 손상이 가속화한다.

 반월상연골 파열은 MRI나 관절내시경 등으로 진단한다. 관절내시경은 작은 카메라를 관절 안으로 집어넣어 직접 관찰한다. 진단이 정확하고, 진단을 하면서 동시에 치료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릎에 5㎜의 작은 구멍을 내 손상된 부위를 직접 내시경으로 확인하고, 절제하거나 찢어진 부위를 봉합한다.

 또 연골 내에 떠돌아다니며 통증을 일으키는 연골이나 뼛조각도 제거한다. 관절내시경 치료는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절개 부위도 작아 출혈이 거의 없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 입원기간은 2~3일로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금정섭 정형외과 전문의·제일정형외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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