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업계 확장성 강화로 시장승부]

중앙일보

입력

'단순한 전자수첩이 아닙니다' 최근 개인휴대단말기(PDA) 생산업계에 '확장모듈 전쟁'이 벌어졌다.

확장모듈은 PDA에 카드형태로 꽂아 PDA를 디지털카메라, 무선인터넷 단말기, MP3 플레이어 등으로 기능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 대형 PDA 업체의 국내 진출에 따라 하반기 국내 PDA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 업체가 각종 확장모듈을 앞다퉈 출시해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PDA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그동안 국내에서 PDA가 개인정보관리(PIMS) 위주의 '비싼 전자수첩'으로 인식됨에 따라 PDA시장이 기대만큼 큰 성장을 보이지 않자 전자수첩이 갖지 못한 기능으로 확장함으로써 하반기 PDA 신규수요를 창출하기 위한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국내에 진출한 핸드스프링의 윌리엄홀츠먼 부사장은 "확장성이야말로 침체된 한국 PDA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마케팅 전략"이라며 "핸드스프링 PDA는 이 부분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장담했다.

핸드스프링의 PDA는 `스프링보드'라는 명함 절반크기에 1㎝ 정도의 두께를 갖는 확장슬롯으로 PDA의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스프링보드에 꽂을 수 있는 확장모듈은 30만원대의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해 무선통신 모듈, 지리정보시스템(GIS), 확장메모리, MP3 플레이어 등 10여가지로 드라이버 없이도 꽂기만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핫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이 타 제품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이 핸드스프링의 설명이다.

그러나 스프링보드는 핸드스프링 PDA 전용으로 제작돼 다른 전자기기와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계 PDA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팜은 경쟁사인 핸드스프링에 비해 취약점으로 지적돼왔던 확장모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팜은 지난주 새로운 확장카드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우표크기의 SD(Secure Digital) 카드를 꽂아 PDA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m500' 시리즈를 내놨다.

SD카드는 현재 확장메모리 카드로 쓰이고 있는 MMC나 SMC, 소니의 메모리스틱보다 보안성이 우수하고 크기가 작은 메모리 카드로 개발됐으나 최근 I/O(Input/Output)카드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6일 제품출시회에 참석한 포화쳉 아.태담당이사는 "SD카드는 파나소닉 등전세계 230여개의 대표적인 전자회사가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차세대 확장카드"라며 "메모리 확장 뿐 아니라 SD I/O 카드로 발전되면 확장성이 무한대에 가깝다"고말했다.

팜은 SD카드 방식의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바코드스캐너 등 7개 제품을 1년내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PDA 시장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이텔은 내달말께 이 회사의 `셀빅' PDA 전용 확장모듈 표준인 `셀빅포트'를 장착한 PDA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이텔의 신주용 부장은 "셀빅포트는 핸드스프링의 스프링보드 형태를 갖는 확장모듈"이라며 "현재 셀빅포트에 맞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모듈, MP3 플레이어를 제작할 협력사 10여개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PDA업계의 확장모듈 출시는 PDA 콘텐츠의 멀티미디어화와 무선인터넷의발달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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