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거래소전망] 하락세 지속..550선 지지여부 관심

중앙일보

입력

미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면서 서울증시도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다음주 증시의 키도 역시 미국 증시가 잡고 있으나 주말 다우와 나스닥이 동반폭락함으로써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50선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두'는 미국경제

올들어 서울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미국경제가 4분기 바닥을 찍고 살아날수있으리라는 기대감 하나 때문이었다.

수출에 목을 매고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와 운명을 같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미국 경제가 4분기부터 상승하리라는믿음이 무너지고 있다. 실물경기가 회복되기위해서는 기업의 실적에 개선조짐이 보여야하나 올들어 6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요즘 뉴욕 증시엔 정보통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의 실적악화 소식만 이어지고 있다.

금주 후반 미국 증시 폭락의 뇌관은 유럽이 건드렸다. 독립기념일 휴장을 마치고 5일 개장한 미국 증시는 영국의 통신장비업체인 마르코니와 네덜란드 반도체업체인 ASML이 내놓은 실적악화 경고에 직격탄을 맞아 시스코 시스템즈, 루슨트 테크놀로지, 노텔 네트웍스 등 기술주들이 급락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주말로 이어졌다.

6일 밤 미국증시 폭락은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와 EMC, BMC소프트웨 등의 실적악화 경고가 주도했고 여기에 6월 실업률이 5월의 4.4%에서 4.5%로 0.1%포인트 높아졌다는 발표가 투자분위기를 급랭시켰다.

결국 나스닥지수는 75.95포인트(3.65%) 떨어진 2,004.16으로 2,000선 붕괴에 직면했고 다우지수는 227.18포인트(2.17%) 폭락한 10,252.68을 기록했다.

◆모멘텀 잃은 증시..백약이 무효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선 백약이 무효다. 연기금이 3천200억원을증시에 투입하기 시작했으나 기대했던 지수의 하방경직성 확보에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난 5일 콜금리 인하도 증시에선 약발이 듣지않았다. 고객예탁금은7조원대에서 묶여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시의 버팀목은 외국인투자자밖에 없으나 미국 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팔자'에 치중하고 있다.

지난달 6천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달들어서도 지난 6일 1천여억원을 순매도하면서 780여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가닥 기댈 곳은 구조조정 재료밖에 없으나 대우차나 현대투신 매각협상은 조기 타결의 기대감이 사라진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550선 지지도 힘겨울듯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까지만해도 570∼580선 밑으로 지수가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주말 미국 증시 폭락을 보면서 550선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증시를 움직일만한 국내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인 미국증시마저 무너져내린다면 추락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지선으로 믿었던 580선이 깨진 상황에서 미국증시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때문에 단기적으로 550선이 붕괴되는 상황도 상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호 굿모닝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시장분위기가 얼어붙은 상태여서 다음주는현.선물의 동시 약세가 예상돼 지수가 56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지만 연기금이 대기하고 있어 그 이하로의 하락은 저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의 하락장에서는 종목별 접근도 별 의미가 없는만큼 가치주와 성장주를 막론하고 투자를 자제하는 것이 현명하며 충분한 조정이 이뤄졌다고판단될때 저가매수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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