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임대' 보증금·월세 인상 반발

중앙일보

입력

주택공사 대구경북지사가 최근 임대아파트의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5% 인상하거나 인상할 예정이어서 일부 입주자들이 동결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입주자들은 경제난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주공은 주변 전세시세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다.

주공은 지난해까지 임대보증금 등을 일률적으로 인상,주민 반발에 부닥치자 올해는 주변 전세시세와 비교해 동결이나 인상을 결정하고 있다.

◇주민 반발=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명곡지구 미래빌 아파트 2단지(1천32가구)주민들은 "주공이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은채 6월부터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5% 올렸다"며 인상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대표 최수웅(崔秀雄 ·61)씨는 "아파트 인근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물가가 비싸고 교통이 불편할 뿐 아니라 경제가 나아지지 않아 관리비도 못내는 세대가 많은 등 서민생활이 말이 아니어서 인상요인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는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에 들어가기 전인 1997년 11월 계약했고 지난해 4월 입주했다.

주민들은 주공의 인상조치로 임대보증금의 경우 15평형은 40만원,16평형은 41만원,21평형은 54만원을,월 임대료는 평형에 따라 7천2백원∼8천9백원씩 더 물어야 한다.

주민들은 동결을 관철시키키 위해 서명을 받고 있으며 지난달 29일 주공 대구경북지사를 항의방문했다.

또 동결을 위해 인상분 납부거부,시위 등도 신중히 검토중이다.지난해는 동구 신천동 신천단지 주민들이 반발했다.

◇인상조치=주공은 성서1단지 5백36가구(법정영세민 제외)와 남구 이천동 이천2단지 5백56가구에 대해서도 지난 5∼6월 임대보증금 등을 5% 인상했다.주변 아파트 등의 전세시세와 비교하면 90% 미만 수준의 아파트다.

주공은 달서구 도원동 한실들,칠곡3단지 등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대보증금 등을 인상할 예정이어서 일부 단지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반면 영천 망정,영주 가흥,구미 인의단지와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대곡지구의 가람아파트(5백20가구) 등은 동결을 결정했다.임대조건이 주변 전세시세의 95% 이상되는 아파트다. 주변 전세시세의 90∼95% 수준이면 5% 이내에서 인상된다.

주공 이정환(李正煥 ·44)임대과장은 "대구의 경우 주변 시세와 임대조건에 많은 차이가 나 형평에 맞게 인상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시세차이에 따른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