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평가] ② 울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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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인의 보석 구장'으로 불리는 울산 문수구장에서 개최된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 경기는 구장 시설과 대회 운영, 관중 수등 대회 전반에 걸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지원한 울산시는 27일 컨페드컵 축구대회 결과 보고서에서 `100점만점에 95점 정도'라고 비교적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 평가는 우선 사계절 천연잔디가 깔린 축구전용구장,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구장 환경 등 훌륭한 시설에다 순수 관중도 4만3천석 가운데 3게임 평균 3만2천978명으로 다른 구장에 비해 열기가 높았다는 점에서 나왔다.

특히 경기장 주변 교통난을 막기 위해 지역 내 모두 12곳의 임시 주차장에서 관중을 셔틀버스로 수송했고, 경기가 모두 교통이 가장 혼잡한 퇴근시간에 열렸음에도평균 수송 시간이 40분 가량 밖에 걸리지 않아 경기장 접근성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경기장 시설과 관중 열기, 교통수송 대책 등은 성공적이었으나 외국 경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자원 봉사자의 언어소통 능력 부족, 매끄럽지 못한 운영등 많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지난 1일 한국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입장권 판매율이 100%를 기록했으나 3일 프랑스와 멕시코 예선전과 9일 브라질과 호주의 3,4위전에서는 70.5%, 33%로 크게 떨어졌다.

입장권 판매율은 크게 떨어졌으나 관중 수가 많았던 것은 공무원들에게 표를 판매하고 학생들을 무료 입장을 시켰기 때문으로 주로 외국 경기를 치러야 하는 내년월드컵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또 외국 관중들을 안내하는 자원 봉사자들의 영어능력이 모자라 외국인들이 난처해 하는 경우가 많았고 통역 봉사자의 경우에도 축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외신기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모텔이나 여관급 숙박시설의 경우에는 아침 식사가 되지 않아 일본인 등 많은외국인 관광객들이 아침을 거르거나 식당을 찾느라 시내를 배회하는 등 이번 컨페더컵은 시설은 프로급이나 세부 운영면은 아마추어 수준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더욱이 월드컵때는 컨페드컵과는 달리 예선전에는 전체 관중의 50%, 8강전에는80%가 외국 관중들로 채워지게 되는데 이들 외국인을 위한 숙박과 교통 편의시설 지원에 대한 리허설이 되지 않았던 것도 큰 문제로 분석됐다.

울산시 월드컵 기획과 김선조(金善照) 과장은 "컨페드컵은 월드컵의 리허설"이라며 "노출된 문제들을 완벽하게 해결해 성공적인 월드컵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는 월드컵 때 몰려올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 시설의 경우 울산에서 70%를확보하고 울산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경주와 양산, 1시간 거리인 부산의 숙박시설도활용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또 아침 식사가 되지 않는 모텔과 여관의 경우 인근 식당과 묶어 인터넷 등을 통해 소개하기로 했다.

외국인들이 대중 교통을 기다리지 않고 경기 관람과 관광에 불편이 없도록 경기장과 공항, 숙박시설, 관광지와의 셔틀버스 운행도 강화할 계획이다.

통역 문제는 현재 이 지역 외국어 동아리에서 활동중인 500여명의 자원 봉사자를 비롯해 기업체 우수 인력을 참여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

이 곳에는 대기업이 많아 기업체가 적극 협력할 경우 외국어 능력이 높은 많은우수 인력들을 자원 봉사자로 확보한다면 대회를 치르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외국 경기에 관중들을 많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이겨야만관심을 두는 축구에서 즐기는 축구로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월드컵 전까지 문수구장에서 많은 외국 경기를 유치해 울산에 `즐기는 축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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