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통신사업 진출가능성에 업계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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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 및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제철의 통신사업 진출이 그 해결방안으로 부상,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텔레콤-파워콤-하나로통신 등 3자 연합에 의한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 구성이 업체간 이해상충으로 진전을 보지 못함에 따라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포철이 파워콤을 인수하면서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LG텔레콤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900여개 업체로부터 동기식 컨소시엄 참여신청서를 접수했고, 동기식 사업의 자금줄 역할을 할 해외사업자(캐나다 TIW사)와의 협상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는 등 동기식 사업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LG텔레콤의 컨소시엄은 경영권을 놓고 하나로통신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다 대규모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연합은 더 큰 부실을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다 지난 15일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출석, 출연금 삭감 등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우대정책을 부인하고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LG텔레콤의 IMT-2000 컨소시엄은 사실상 발목이 묶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포철이 동기식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더 나아가 한국통신, SK텔레콤과 경쟁할 제3종합통신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경우동기식 사업은 물론 통신시장 구조조정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방안이 설득력을얻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포철은 철강산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보통신 사업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다"면서 "특히 올초까지만해도 포철의 통신시장진출을 가로막던 걸림돌이 최근들어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포철로서는 지금이통신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말했다.

우선 한국전력이 작년 자회사인 파워콤의 새주인을 결정하기 위한 전략적 지분매각을 추진할 당시 정통부는 통신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포철의 파워콤 인수를 반대했으나 최근 정통부가 이같은 자격제한을 해소, 포철의 파워콤 인수 길이 열렸다.

또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돼 국내 소재법인의 외국법인 간주기준이외국인 지분 50% 이상에서 80% 이상으로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 지분이 58%에 달하는 포철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법인이 아닌 국내법인으로 간주됨으로써 국내 기간통신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그러나 포철측은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통신사업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실시되는 파워콤의 지배주주를 결정하는 전략적 지분매각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작년까지만해도 포철은 통신사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갖고 3천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확보했으며 최근 4천억원을 증액, 총 7천억원의통신사업 투자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철의 통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점쳤다.

이처럼 포철이 통신사업에 진출할지 여부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으나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동기식 사업자 선정 및 파워콤 민영화, 통신시장 구조조정과 관련,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포철의 행보에 통신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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