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애니메이션, '방송계' 진출

중앙일보

입력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인터넷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케이블TV 프로그램, 뮤직비디오, 공중파TV용 광고 등 각종 방송용 콘텐츠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미국 매크로마인드사의 `플래시''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사람이 한장한장 그려야 하는 셀(cell) 애니메이션에 비해 제작 시간이나 비용이 5~10%밖에 안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대개 한두명이 제작한다는 점 때문에 초기에는 배너광고나 인터넷 동영상 카드 등 제한적인 분야에만 쓰여 왔다.

그런데 `마시마로'', `졸라맨'' 등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선 업체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방송용 콘텐츠에까지 쓰이게 된 것. 광고대행업체 ㈜써스포(www.sus4.co.kr)는 최근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의 광고를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지난 1일부터 공중파TV로 내보내고 있다.

써스포측은 "기존광고보다 비용면에서 30%, 인력과 시간으로는 2% 정도의 투자만으로 필름으로 제작된 기존 TV 광고에 비해 화질이나 음질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는 광고를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리노다임(www.renodigm.com)도 한 의류 유통업체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광고를오는 7월부터 공중파TV로 내보낼 계획이다.

또 이전에 제작된 한미르, 프리챌 등 업체의 TV광고 가운데 일부가 플래시로 제작된 바 있으며 아툰즈, 얼앤딜스 등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들은 1~3분 분량의애니메이션을 투니버스, 코미디TV등 케이블TV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외국에서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방송 콘텐츠가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 넷제로(NetZero)사의 TV광고, 벡(Beck)이나 듀란듀란(Duran Duran) 같은유명 가수의 뮤직 비디오 등에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사용됐다.

써스포의 강창호 대표는 24일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제작비가 훨씬 저렴하고 광고시안 제작단계에서 이미 동영상이 완성되기 때문에 광고주와 제작업체 사이의 의사소통이 빠르다는 등의 장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또 "플래시 애니메이션 광고에서는 인기인을 모델로 내세우기 어렵기 때문에 창의성이 돋보이는 광고가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화면 구성이 비교적 단순하고 3분 이상 분량일 경우 시청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힘들다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본격적인 방송 콘텐츠로 자리잡기에는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인성 리노다임 사장은 "개인적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방송 보다는 웹이나 무선인터넷 기기에 적합한 콘텐츠라 생각한다"며 "30분 이상 분량의 작품도 기획하고는 있지만 일반 장편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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