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료 또 인상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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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복합상영관 메가박스가 주말 영화관람료를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전격 인상하고, 관람료를 시간별ㆍ요일별로 차별책정함에 따라 영화계가 추진해오던 관람료 차별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인상 조치는 지난 해 12월 말 서울 시내 주요 극장들이 주도해 요금을 올린지 불과 6개월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관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메가박스는 극장 성수기에 해당하는 오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금ㆍ토ㆍ일요일 오후 2-9시 관람료를 8,000원으로 인상하는 한편 ▲조조(4,000원) ▲2회부터 오후 2시 전(7,000원)▲오후 11시 30분 이후 심야(6,000원)등 관람료를 차별화하기로 했다.

메가박스측은 "그동안 주말에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림에 따라 오래 기다리고 도표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면서"이번 관람료 차별화로 관객들을 골고루 분산시켜 편안한 관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한 관에만 적용하던 조조 요금을 전관(16개관)으로 확대시키고, 심야 요금을 할인시켰기때문에 오히려 전체 가격은 인하된 셈"이라고 메가박스는 덧붙였다.

그러나 평일보다 주말에 관객이 두배 이상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관객들의 `체감 요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조조나 심야 시간대 영화를 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면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주말 관람료를 올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CGVㆍMMCㆍ서울극장 등 서울 시내 주요 극장들은 이미 지난 4월 메가박스가 조조요금을 할인할 때부터 요금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CGV의 한 관계자는 "관람료를 올린 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또 다시 요금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살 염려가 있고, 메가박스의 요금 차별화 전략이 아직까지 수익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극장들이 당장 일제히 관람료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계기로 선진국에서처럼 요일별, 영화별 등에 따라 관람료를 차등화하는 관람료 차별화가 국내 극장 업계에도 앞당겨질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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