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맞아 공포극 두 편 무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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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공포연극 두 편이 나란히무대에 오른다.

극단 인혁의 「세기초기괴기전기(世紀初期怪奇傳記)」(7월 5-8월 19일.아룽구지 소극장)과 극단 비파의 「저녁」(7월 6-22일.동숭홀 대극장). 제목부터 복잡한 「세기...」는 「흉가에 볕들어라」로 올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이기도와 작가 이해제가 다시 만나 만든 작품. 사자(死者)의 죄를 심판한다는 시왕(十王)이 등장하는 탱화 '지옥도'(地獄圖)를모티브로 했다.

배경인 놀이공원의 괴기전(귀신의 집)은 사실 시왕이 인간들의 죄를 심판하는세상으로,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시왕의 심판을 거치게 된다.

어느날 우연히 이곳에 들어온 구두닦이 '슈샨보이'는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은후 죄 없는 세상이라는 '우시아 구락부'의 시민 자격을 얻게 되지만 20년째 괴기전안을 헤매고 있는 소녀 '미로아'는 심판 받기를 거부하며 오히려 '시왕에게 과연 인간의 죄를 심판할 권리가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인간의 죄가 어떻게 판단되고 그 벌은 어떻게 받아야 하며 죄를 판단하는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가 등을 생각하게 한다.

소재나 설정은 공포스럽지만 중간중간 희극적 요소들도 섞여 들어가며 무대는상징적으로 처리된다. 전통음악과 전통연희의 요소를 많이 끌어들였다.

이승준, 황정라, 박성근, 남우성, 박길수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화.수.목 오후 7시 30분, 금.토.일.공휴일 오후 4시.7시 30분. ☎ 766-1482.

지난 2월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기도 했던 윤형섭 원작의 「저녁」(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은 폭력적인 아버지, 맹목적으로 자식에 집착하는 어머니, 그리고 두 미소년으로 구성된 한 가족을 통해 가정에 존재하는 억압과이를 거부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장면과 부모 살해, 폭력 등의 요소가 간결한 대사,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나 소리와 어울리면서 충격을 준다. 성준현이 연출하고 강승원, 김가인, 김미성, 김기양, 최승호가 출연한다.

공연시간 화.수.목 오후 7시 30분, 금.토요일 오후 4시 30분.7시 30분, 일.공휴일 오후 3시.6시. ☎ 3142-8887.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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