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파5홀, 장타욕심 내단 `아뿔싸`

중앙일보

입력

1백 타수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골퍼가 90타 아래로 쉽게 내려가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파5홀에서 점수를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5홀 티잉그라운드에서는 그린에 꽂힌 깃대가 아주 멀어 보인다. 초보자들은 자연히 티 샷을 멀리 날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고 몸도 굳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공을 치면 어김없이 미스 샷이 나온다.

초보자들은 십중팔구 티 샷 실수를 만회하겠다며 3번 우드를 뽑아든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공을 멀리 보내야겠다는 욕심을 갖고 3번 우드를 쳤을 때 90% 이상은 공의 머리를 치거나 악성 슬라이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골프를 지도할 때는 핸디캡 14이상이면 페어웨이에서 3번 우드를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실수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의 경우 페어웨이에서 3번 우드가 잘 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프로골퍼나 낮은 핸디캡 골퍼도 공이 좋은 상태에 놓여 있고 2온이 가능할 때만 파5홀에서 3번 우드를 쓴다.

파5홀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도 3번 우드는 쓰지 않는 게 좋다. 3번 우드로 치면 깃대까지 40~50야드가 남는데, 이 거리는 초보자들에게 가장 힘들다. 반면 5번 우드로는 피칭웨지로 풀스윙을 할 수 있는 1백야드 정도가 남아 공략하기 훨씬 쉽다.

파5홀의 거리는 평균 5백30야드 정도다. 3번 우드 티 샷을 하면 드라이버보다 거리는 짧아도 페어웨이에 안착할 확률은 높다. 5번 우드로 1백80야드 정도를 날린 뒤 남은 거리(1백50야드)를 7번 아이언으로 친다면 세 번이면 그린에 공을 올릴 수 있다. 한번 정도 실수를 하더라도 4온이다. 티 샷이 짧았을 경우에도 6번 아이언(평균 1백60야드)을 세 번 쳐서 4온을 하는 것도 훌륭한 공략법이다.

요컨대 티잉 그라운드에서 비거리 욕심을 버리고, 3번 우드로 세컨드 샷을 하지 않으면 파5홀은 초보자들도 쉽게 정복할 수 있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은 파5홀에서나 비즈니스에서나 진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