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주말 반짝 반등세를 보였던 '황제주' SK텔레콤이 이번 주들어 다시 무너지고 있다.

25일 거래소시장에서는 개장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던 SK텔레콤은 외국인들의 매도세 지속속에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자사주매입 등으로 올랐던 주가가 도로 20만원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회귀해 버렸다.

SK텔레콤의 약세는 더구나 26일중으로 예정된 NTT도코모의 이사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SK텔레콤 지분매입에 대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매각대상 지분의 주인인 SK 등 관계사들도 이달말까지 시그넘Ⅸ에 위탁한 지분의 매각가능성을 밝힌 바 있어 주목되고 있다.

◆ 지금 세계는 여전히 '통신주 비관론'이 대세 지금 세계 주식시장에서는 비단 SK텔레콤 뿐 아니라 모두 통신주 약세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3세대 이동통신사업추진과 관련해 사업시기와 수익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통신주의 상승시도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어 현재로서는 하반기에도 통신주들의 부활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점에서는 3세대 이동통신 최대의 피해자인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은 물론, 미국의 주요 이통사들, 독일의 도이치 텔레콤 등이 모두 마찬가지 입장이어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세계시장에 동행성이 강한 SK텔레콤이 이같은 기류를 벗어나기를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도 하반기에 예정된 이동통신요금 인하와 제3 통신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비대칭규제 등이 추진중인 상태에서 SK텔레콤에 긍정적인 '재료'는 전혀 관측되지 않고 있다.

신영증권의 박세용 연구원은 '비록 몇 가지 규제 등이 있긴 하지만 이것이 SK텔레콤의 수익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세계적 통신주 약세가 SK텔레콤을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 수급전망도 밝지 않아 지난 주말 한솔그룹은 장마감후 29만주의 SK텔레콤을 대거 처분했다. 한솔그룹은 이외에도 나머지 보유지분에 대해서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외 최대주주인 한국통신 역시 연내 투자자금마련 등을 이유로 250만주 가량의 처분의사를 연초부터 거듭 표명해왔다.

이같이 쏟아질 물량은 겹겹이 대기하고 있지만 이를 떠받쳐줄 외국인 매수세는 실종된 지 오래로 지난 6주간 SK텔레콤에 대해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보인 것은 장마감후 한솔그룹이 지분을 매각한 지난 22일 단 하루에 불과했다.

SK텔레콤이 추진해온 자사주에 대해서도 그 '약효'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증권의 서용원 연구위원은 'SK텔레콤 같은 거대한 종목에 약간의 자사주로 주가를 지탱할 수는 없다'며 '현재로서는 SK텔레콤이 하반기에 들어가더라도 분명한 모멘텀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역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입증 SK텔레콤의 이같은 약세는 역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격언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준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이 I-모드 휴대폰으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일본의 NTT-도코모와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제휴가 곧 성사단계에 들어갔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노출된 재료인지라 현재로서는 발표가 이뤄지더라도 별다른 재료로서 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약한 주가를 반영해 매각가마저 당초 기대에 못미칠 경우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서 연구위원은 '시기가 문제였지 지난 5월 SK텔레콤이 자사주매입을 발표한 당시 이미 제휴는 원칙적 합의단계로 그것으로 이미 NTT 재료는 끝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유일한 돌파구는 제휴성사시 매각가격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어야 하나 그같은 가능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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