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사육 급증… 가격 폭락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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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농가들이 돼지고기 수출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감에서 사육두수를 마구 늘리고 있어 값이 폭락하는 양돈대란이 우려된다.

25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돼지고기 수출이 다시 이뤄져 돼지 출하가격이 ㎏당 3천5백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농가들이 경쟁적으로 돼지를 입식하고 있다.

현재 돼지 출하가격은 ㎏당 3천∼3천1백원,1백㎏ 한 마리당 30여만원으로 생산비(지난해 기준 15만2천원)의 갑절에 가깝다.

이에 따라 새끼돼지(20㎏ 기준)값이 지난 3월 말 4만1천원 안팎이던 게 최근 6만4천원 안팎으로 껑충 뛰었다.일부 지역에서는 어미돼지로 쓰일 돼지들의 품귀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또 전남지역 돼지 사육두수는 사상 처음으로 80만마리를 돌파,지난 3월 말 현재 81만4천여마리에 이르렀다.지난해 3월 말의 76만여마리보다 1년 사이에 7.1%(5만4천여마리)나 증가한 수치다.

전국적으로는 같은 기간에 7백88만여마리에서 약 8백20만마리로 4% 불어났다.3월 말 이후에도 사육두수가 계속 증가,지금은 훨씬 많을 것으로 농협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양돈농가들 사이의 소문과 달리 돼지고기 수출이 일러야 내년 6월 이후에나 가능하므로 입식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3월 구제역 발생 후 돼지고기 수출이 끊겼고,제주도만 지난 5월 구제역 비(非)발생지역으로 인증받았다.

우리나라 전역이 인증받자면 오는 8월 말까지 구제역이 발생치 않아야 하고 내년 5월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통과해야 한다.

또 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일본이 구제역뿐만 아니라 돈콜레라 청정화 및 위해요소 중점관리를 인증받은 도축 ·가공공장에서 생산한 육류만 수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축산경제팀의 조인기(37)씨는 "덴마크 ·핀란드산 돼지 ·돼지고기도 수입금지 조치가 지난 18일 해제돼 곧 수입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계속 사육두수를 늘릴 경우 돼지 값이 폭락하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lhs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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