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짠 라면… 나트륨, 국제 기준치 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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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에 시판 중인 라면의 나트륨 함량이 국제 기준치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판매 순위 10위권 안에 들었던 라면 11개 제품 가운데 8개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성인의 1일 나트륨 섭취 기준치(1968㎎)를 웃돌았다.

나트륨이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왕뚜껑'(한국야쿠르트)으로 면발에 610㎎, 수프에 2110㎎이 각각 포함돼 WHO 기준치보다 1.4배가량 많았다. 신라면 큰사발(농심.2620㎎), 진라면(오뚜기.2300㎎), 삼양라면(삼양.2060㎎)을 비롯한 11개 제품의 평균 나트륨 양도 2075㎎에 달해 WHO의 기준치를 초과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평균 4903㎎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한 우리나라의 하루 나트륨 섭취 기준치는 3500㎎이다.

이승남 가정의학 전문의는 "지나치게 많은 나트륨의 섭취로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국내 나트륨 섭취 기준량을 국제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하루에 500㎎ 정도만 섭취하면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라면회사들은 "라면의 과잉 섭취로 건강이 나빠진다는 주장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라면회사 관계자는 "WHO의 나트륨 기준은 서양인의 식단에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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