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소득차 더 벌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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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 격차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과 소비 증가율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전국 10가구 중 3가구는 소득이 소비보다 적은 적자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29만12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2% 늘었다.

이 중 근로소득이나 사업.재산소득 등을 합친 경상소득은 같은 기간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근로소득 증가율도 2.4%에 머물렀다. 이는 99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득 수준별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도시 근로자 가구를 소득에 따라 5단계로 나눴을 때 가장 소득이 많은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658만7300원으로 1년 전보다 5.6% 늘었다. 반면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는 2.5% 늘어난 112만3000원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배율이 5.87로 82년 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 배율은 97년 4.81에서 외환위기 이후 5배대로 껑충 뛴 뒤 2000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2003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반전했다.

소득이 크게 늘지 못함에 따라 소비지출도 위축됐다. 도시 근로자가구의 소비지출은 올 1분기 월평균 224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5% 증가에 그쳤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98년(-8.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세금(8.6%), 사회보험(5.4%) 부담이 크게 늘어나 비소비 지출은 7.1% 증가했다.

한편 전국 가구의 31.3%는 처분 가능한 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적자 가구로 나타났다. 도시 근로자 가구 가운데 적자 가구의 비율은 26.3%였다. 특히 소득 하위 30% 가구의 경우 절반 이상인 54.5%가 적자 가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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