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 두산 징크스 '안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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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는 무슨 징크스…, 실력이 없어서 지는거지"

올시즌 4연패(1무 포함)를 포함해 지난 해부터 6연패의 절대 열세에 놓여 있는 두산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성한 해태 감독은 `징크스'란 말을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해태는 올시즌 한화에 4승5패로 뒤지고 삼성, 현대, LG와는 5할 승률, SK,롯데에게는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산전 전패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팀 통산 전적에서도 두산에 유일한 열세(172승7무176패)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부터 6연패(1무 포함) 중인 해태의 이날 승부도 결코 녹록하게 보이지 않았다.

해태는 지난 주말 현대에 2연패,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져 있었고 두산은 한화를상대로 3연승, 한창 기세를 올리고 있는 중. 여기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달 반만에 만난 두산은 부상으로 결장중이던 정수근과 심재학이 이날부터 선발 출장을 했고 두산 선발진 중 가장 안정된 구위를보이고 있는 용병 빅터 콜이 마운드에 서 있었다.

1회 2사 만루의 찬스를 살리지 못한 해태는 1회말 최상덕이 심재학에게 투런 홈런을 두들겨 맞으며 끌려갔다.

해태는 3회초 집중 4안타와 볼넷 1개를 묶어 4-2로 전세를 뒤집기는 했지만 3회말 곧바로 '천적' 장원진과 우즈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 4-3까지 쫓겼고 4회에도하위타선에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의 역전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해태는 과감하게 에이스 최상덕을 윤형진으로 교체하며 징크스 탈출의승부수를 던졌다.

올시즌 두산에 2경기에 나서 3이닝동안 4실점(3자책) 하며 약한 면모를 보였던윤형진은 정수근과 장원진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 위기를 넘기며 벤치의 기대에 부흥했다.

결국 그동안 부진에 빠져있던 장성호가 6회 적시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6-3으로 앞서나가 승기를 잡은 해태는 9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개막전 역전 2루타를 날렸던 우즈의 잘맞은 타구가 2루수 김종국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면서 8-3으로 승리,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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