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등 메이저 영화사 DVD가격 담합 의혹"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월트디즈니 등 6대 메이저 영화사들이 영화DVD(Digital Video Disc)를 제작하면서 담합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6개사는 월트디즈니.20세기폭스.AOL 타임워너.MGM.파라마운트 픽처.소니 컬럼비아픽처 등이다.

EU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이들 영화사들은 DVD를 만들면서 전세계를 6개 지역으로 분할한 뒤 지역마다 각기 다른 디스크 인식방식을 사용, 호환이 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똑같은 영화DVD라 해도 미국에서 산 디스크는 유럽 DVD플레이어에선 재생이 안된다는 것이다.

EC는 6개사가 이런 식으로 지역별로 DVD값을 다르게 매겨놓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교묘한 가격담합을 한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같은 DVD값이 영국에선 13~20파운드인데 미국에선 15~20달러(11~15파운드)로 미국이 더 싸다.

유럽인이 미국에서 싸게 DVD를 샀더라도 유럽에선 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미국보다 비싼 돈을 주고 유럽지역용 DVD를 살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EC는 이와 관련된 소비자 불만사례가 수천건 접수돼 조사방침을 확정했으며, 담합사실이 확인되면 6개사에 유럽지역 DVD 판매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매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6개사 중 월트 디즈니만 "EC의 조사에 충분히 협조할 용의가 있다" 고 밝혔다.

EC는 이와는 별도로 AOL타임워너를 비롯해 소니.비방디.EMI.베르텔스만 등이 유사한 방식으로 음악 CD가격도 담합한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정재 기자 jjy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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