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글로벌 인재’ ① 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 김종헌 상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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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 글로벌채용그룹 김종헌 상무는 글로벌 인재의 요건에 대해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열린 마음과 경험이 화려한 스펙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진영 기자]

‘세계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글로벌 리더’처럼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글로벌 인재’ 창출에 목매고 있다. 과연 글로벌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기업은 어떤 글로벌 인재를 요구하는 것일까? ‘열려라 공부’는 총 10회에 걸쳐 각기 다른 분야의 글로벌 기업 인사정책 결정권자를 만나 기업별로 원하는 글로벌 인재상과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떻게 해야 내 꿈과 가장 가까운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는지 등을 알아봤다.

김소엽 기자

“학생들은 아직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피부로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기업이 당면한 여러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 글로벌채용그룹 김종헌 상무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분위기부터 설명했다. 특히 IT 분야는 경쟁도 치열하고 시장 상황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 것도 글로벌 인재들의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혁신적인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창의성과 전문성, 글로벌 역량을 겸비한 사람”이라며 “유연하고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한 창의성과, 자신의 특기 분야에 대한 뛰어난 전문성은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공통 자질”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가 생각하는 글로벌 역량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 개방적 자세, 글로벌 경험이다. 세계 어디서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을 펼쳐야 하는 IT 분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개방적 자세와 글로벌 경험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김 상무는 “다른 나라의 사람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며 “이런 자세야말로 인간을 배려하고 삶을 편안하게 하는 IT제품의 기틀이 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0여 개의 해외지사를 운영하는 말 그대로 글로벌 기업이다. 해외 법인에서는 현지에서 채용한 외국인과 본사에서 파견한 주재원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국인 인력 채용과 해외 법인 인력의 국내 근무도 확대되고 있어 외국인 임직원과 소통·협력하는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뿐만 아니라, 회사 문화를 위해서도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T기업으로서 다양한 문화의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강조되는 것이 다양성의 수용입니다. IT라고 하면 수학·과학만 생각하는데 이 모든 기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임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해외 인력과 협업 많아 열린 마음과 경험 중요

삼성전자는 화려한 스펙보다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통해 ‘나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원한다. 김 상무는 “무조건적인 취업 준비가 아닌, 폭넓은 독서와 사색, 관심 분야에 대한 동아리 활동, 여행을 통한 인간·사회·역사에 대한 관심과 통찰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며 “학창 시절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문화를 느끼며 한번쯤 나를 돌아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들 속에서 세상과 타인, 나를 이해하고 깨달음을 얻는 데는 여행만 한 것이 없다. 그는 “학창 시절의 다양한 경험이 모여 이해심과 통찰력이 된다”며 “이해심과 통찰력은 입사 후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힘으로 발휘된다”며 여행의 장점을 강조했다.

 김 상무 역시 청소년기 공부에 대한 부담과 힘든 입시 과정을 겪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는 의지였다. 꾸준한 스포츠 활동과 동아리 활동은 청소년기 가치관 형성과 협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독서와 신문 읽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했다.

 “책과 신문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고민하는 습관은 균형 있게 사고하는 법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죠.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상대를 배려하고 협업하며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류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가슴 따뜻한 글로벌 인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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