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주민들 TV 난시청에 '답답'

중앙일보

입력

“기반시설이 완벽하게 조성됐다는 신도시에 살면서 인터넷은 고사하고 TV도 제대로 못 본다는 게 말이 됩니까.”

분당신도시 분당동의 단독주택지 3천가구 주민들이 TV 난시청과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할 수 없어 정보화 소외지대에 놓여있다.

단지 앞뒤로 고층아파트와 산자락에 둘러싸여 방송전파 수신이 불가능한데다 케이블TV와 초고속 인터넷을 위한 지하 케이블망마저 없기 때문이다.

이들 주민들은 1994년 입주때부터 지금까지 성남시에 지하 케이블망을 설치해달라고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해왔다.

성남시는 최근 이 지역의 난시청 해소를 위해 전파수신이 좋은 곳에 안테나를 세워 각 가정으로 보내는 ‘자가 공시청시설’설치를 검토했으나 비용이 많다는 이유로 백지화했다.

주민 金모(43) 씨는 “TV는 제대로 보지도 못하면서 시청료만 꼬박꼬박 내고 있다”며“산골 오지마을에 사는 거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주민들은 한 가구당 4만원씩 돈을 내 케이블 TV선을 지상으로 설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일부 주민들이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분당동 주민들에겐 ‘느림보’인터넷도 또 하나의 골칫거리.한국통신이 초고속인터넷을 개통하는데 필요한 선로확장실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주민 민원이 계속되자 지난 4월 분당동 인근에 초고속 인터넷망 간이기지국 설치를 위한 장소를 마련하고 한국통신에 기기 설치를 의뢰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간이기지국이 설치되는 9월쯤에는 주민들이 훨씬 빨라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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