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삼성-현대차, 결승 격돌

중앙일보

입력

"오늘을 기다렸다."(강만수 현대자동차 감독)-"이번에도 쉽지 않다."(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남자배구의 맞수 삼성화재와 현대자동차가 2001 V-코리아세미프로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맞닥트렸다.

97년부터 올해 슈퍼리그까지 빅리그에서만 5번째 결승 격돌이다.

올해 슈퍼리그 5연패를 이룩하며 2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삼성화재로서는 사상첫 전승우승이란 또 하나의 대기록이, 지난해 슈퍼리그 결승 4차전부터 삼성화재에13연패를 당한 현대자동차로선 팀 명예가 걸려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됐다.

`갈색폭격기' 신진식과 `삼바특급' 길슨이 팀의 우승을 걸고 펼칠 화끈한 화력대결도 두 팀간 자존심 싸움에 기름을 붇고 있다.

일단 객관적 전력과 역대 전적에서 삼성화재의 우승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화재의 조직력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최근 절정에 올랐다는 평가다.

힘에다 노련미까지 지닌 신진식-김세진의 좌,우 쌍포, 국가대표 센터 김상우-신선호의 블로킹과 속공, 리베로 여오현에서 세터 최태웅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리시브 등 모든 포지션이 국내 최강이다.

여기에다 공을 끝까지 쫓는 투혼어린 수비와 막판 집중력, 승부사 신치용 감독의 지략은 삼성화재의 신화를 있게 한 보이지 않는 힘이다.

현대차의 전력도 예전같지 않다.

`삼성 타도'를 위해 3억원에 임대한 길슨이 약속대로 대회 종반 최고의 컨디션에 올라 있고 덩달아 임도헌과 이인구, 후인정이 슬럼프에서 벗어나 화력이 극대화됐다.

수비에서도 방신봉이 버틴 센터진과 리베로 강성형이 건재한 데다 이인구가 최근 `반쪽선수'란 오명을 벗고 한 몫 거들어 팀에 시너지효과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전력의 핵인 길슨이 지난 2일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4%의 기록적인 공격성공률을 보이는 등 결승을 앞두고 신들린 활약을 펼쳐 정상 탈환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이한구 대한배구협회 경기이사는 "20점 이후의 집중력이 강한 삼성이 전반적으로 우세하지만 현대가 플레이오프 2차전처럼 짜임새 있는 팀 플레이를 한다면 확률은 50-50"이라고 분석했다.

신치용, 강만수 두 사령탑간 지략 대결도 불꽃을 튀길 챔프전은 13일 오후 2시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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