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숙” 이름 부르면 1000명 중 1명이 “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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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람이 빽빽이 들어선 광장에서 “김영숙씨” 하고 부르면 1000명 중 한 명은 돌아보게 돼 있다. 전국에 김영숙이란 이름을 가진 이가 4만335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김정숙(3만9663명)과 김정희(3만7419명)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17일 자사가 신용평가를 위해 식별 정보(이름,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하고 있는 내국인 4266만2467명의 이름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쓰이는 이름은 모두 139만4131개. 이 중 동명이인이 없는 사람은 54만7352명(1.28%)이었다. 감빛나라·강문억·곽돈녀 같은 이름들이다. 나머지 국민은 동명이인이 최소 1명 이상 있다는 뜻이다. 열에 아홉꼴(90%)인 3839만5578명은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21명 이상 있었다.

 많이 쓰는 이름은 여성이 많았다. 김영숙·김정숙·김정희 외에도 김영희·김영자·김순자·김미경 등의 이름을 쓰는 이는 각 3만 명이 넘는다. 김경희·김미숙·김정자·이정희·김영순·김정순·이정숙·김경숙이 뒤를 이었다.

 이름과 태어난 날짜까지 같은 이도 적지 않다.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 중 동명이인이 있을 확률은 11.7%다. 전광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제 강점기에 화자·명자 등의 이름이 많았고 최근엔 민준·서연 같은 중성적인 이름이 많듯이 시대 상황에 따라 이름도 유행이 돌고 돈다”며 “유행이 뚜렷하기 때문에 같은 시기에 태어난 사람일수록 동명이인이 많다”고 말했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1948년엔 영수·순자가, 58년엔 영수·영숙, 68년엔 성호·미경, 78년엔 정훈·지영, 88년엔 지훈·지혜가 가장 많이 인기를 끈 아기 이름이었다. 2000년대 들어선 민준·서연이라는 이름이 가장 많이 쓰였다.

 국내에서 2000명 이상이 사용하는 내국인 성씨는 111개로 조사됐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금융거래 경력이 없는 미성년자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역시 김·이·박씨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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