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콘텐트 지원 펀드 1000억 규모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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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이석채(67) KT 회장이 1000억원 규모의 콘텐트 지원 펀드 조성을 밝혔다. 17일 서울 세종로 올레스퀘어에서 ‘콘텐트 생태계 동반성장을 위한 뉴딜정책’을 발표하면서다. “우리 젊은이들이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게 취지다.

 KT는 올 들어 음악·동영상·앱 같은 ‘가상재화(Virtual Goods)’ 유통을 미래 전략으로 삼고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유스트림, 모바일용 음악서비스 지니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번에는 콘텐트 유통뿐 아니라 제작 지원에도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회장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싸움을 보면서 (콘텐트 활성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기업의 경쟁력은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생태계에서 온다”며 “혼자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KT는 인터넷TV(IPTV)를 비롯한 KT의 미디어 부문 매출의 2%를 투자해 콘텐트 제작 지원을 위한 펀드를 만든다. KT가 200억원 정도를 내고 TV 제조사, 재무적 투자자를 모아 올해 안에 최소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3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영화에 투자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심사해 제작비를 댄 뒤 수익이 나면 회수하는 방식이다. 자금 지원과 함께 KT 올레미디어스튜디오를 비롯한 인프라를 쉽게 쓸 수 있도록 하고, 만들어진 콘텐트는 KT의 유통 채널을 통해 국내외에 소개한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시도가 청년실업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달 초 열린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J포럼) 입학식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사회 양극화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요즘 젊은이들이 느끼는 절망·증오·분노를 스마트 혁명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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