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진선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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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때 추가 질문이 없는 만큼 주어진 질문의 의도와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답변을 충실하게 담아야 합니다.” 인성 평가가 강화된 2013학년도 서울국제고 입시에 대해 정진선 교사(사진)는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가 질문을 하지 않으면 지원자를 파악하는 데 부족하지 않나.

 “3개의 답변을 통해 충분한 정보들이 나올 수 있도록 질문을 만든다. 따라서 지원자는 제한된 시간 안에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다 담아야 한다. 물론 질문의 핵심을 잘 파악해 적절하게 말이다.”

-면접 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예를 들어달라.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제가 준비한 답변을 말씀 드리겠습니다’면서 질문과 상관없는 답변을 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이는 학원 등에서 기계식으로 답변을 외워왔을 확률이 높다. 자기개발계획서를 본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는 의심까지 받을 수 있다. 질문의 의도와 핵심을 파악해서 그에 적절한 답변을 해야 한다.”

-진의가 의심되는 경우가 또 있나.

 “학생 수준을 뛰어넘는 답변이 눈에 띄기도 하다. 그건 엄마 혹은 ‘대치동 솜씨’일 확률이 높다. 자기개발계획서를 쓸 때 모범사례를 참고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인터넷에 떠도는 글 등은 (입학담당교사 등이) 다 걸러낼 수 있다. 표절 검색 시스템 등을 통해 철저히 검증하려고 한다. 어설퍼도 자신이 직접 쓴 자기개발계획서가 훨씬 더 감동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면접 때 영어로 답변하면 추가 점수라도 있나.

 “그렇지 않다. 서울국제고는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라고 여긴다. 1단계 영어 내신 성적을 통해 영어 실력은 충분히 평가했다고 판단한다.”

-영어 내신성적 이외에 영어 성적을 기재하도 되나.

 “영어 내신성적을 제외하고 영어 성적을 요구하지도 않고, 기재해서도 안 된다. 올해부터 기재 금지 사항을 쓰면 불이익 정도가 아니라, 감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하지만 자기개발계획서에 자신의 진로와 영어를 연관시켜 영어공부를 한 과정을 기술하는 것은 가능하다.”

-서울국제고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더불어 살 줄 알고, 꿈을 가진 인재이다. 우리학교는 교육 과정이나 학습량적인 측면에서 합격한 후가 더 힘들다. 따라서 입학전형을 통해 다른사람을 배려하면서 학교의 교육과정을 잘 따라 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 평가하려고 한다.”

-자기주도학습 영역을 기술할 때 피해야 할 부분은.

 “‘기숙사 생활을 해서 재미있을 것 같다’, ‘입학 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추상적인 표현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등의 표현도 마찬가지다. 서울국제고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어떤 계기로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의학을 공부해서 세계에 한의학을 알리는 민간 홍보대사가 되겠다. 이를 위해 서울국제고를 지원했다’는 식의 기술이 더욱 적절하다. 자기개발계획서를 쓸 때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충분히 돌아보고 구체적으로 쓰자.”

-많은 학생들이 다녀왔다고 하는 봉사기관에서 봉사를 하면 불리한가.

 “흔히 가는 곳을 다녀왔다고 감점되지는 않는다.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어떻게 했고, 그 활동을 통해서 무엇을 느꼈는지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창적인 활동 내용과 깨달은 점이 있다면 입학담당교사의 눈에 띌 것이다.”

<임선영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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