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어 대만·일본 … 글로벌 기업들 “파주가 좋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12일 낮 임진각으로 향하는 자유로변 출판단지 인근의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산업단지 현장. 68만㎡의 출판단지 2단계 부지 조성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도로·상하수도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2015년까지 출판·영상·인쇄·소프트웨어 등 112개 업체가 입주하게 된다. 3000여 명이 일하고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맞은편에는 이미 입주를 마친 1단계 출판단지가 미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87만㎡ 규모인 이곳에는 출판·인쇄·출판유통 등 28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논밭뿐이던 들판 위에 5000여 명이 종사하는 문화산업단지가 들어선 것이다. 이주현 파주시 기업지원과장은 “책방·갤러리·박물관 등이 저마다 스토리를 담은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해 주말이면 일반 시민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파주시가 접경도시 이미지를 벗고 거대 기업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국내외 기업들의 파주 러시 덕분이다. 다른 시·군들과는 달리 외지 유입 인구도 늘고 있다. 2008년 32만여 명이던 파주시 주민수는 현재 40만여 명으로 불어나 있다.

 2010년 7월 이후 2년간 라미화장품·한솔프린팅 등 국내 기업 218개사가 새 투자처로 파주를 택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2600억원이다.

 현재 파주 지역에는 LG디스플레이·ASE코리아·LG이노텍·웅진씽크빅 등 대기업 8곳을 비롯해 중소기업 3283개 등 모두 3291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고용 인원만 6만8500여 명에 이른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파주시는 올해 대만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ASE를 비롯해 일본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업체인 이데미쓰코산, 세계 3위 LCD 유리원판 제조업체인 일본의 NEG 등과 1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 경기도가 유치한 외자 총액의 80%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페라리가 파주시와 ‘파주 판타지아 시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까지 경의선 월롱역과 파주역 사이 370만㎡에 자동차 테마파크와 숙박시설,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국내 자본과 외국 자본을 합쳐 총 3조8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소기업들이 자본을 직접 투자해 만든 ‘중소기업 전용 산업단지’도 적성면 가월리에 내년 12월 완공된다. 부지면적 46만6500㎡ 규모로 653억원이 투입되며 지식기반제조업·펄프·종이·1차 금속·기계·장비 등 약 65개 업체가 입주한다. 파주시는 2100개의 일자리와 연간 1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의 입주 요청이 늘어남에 따라 산업단지 조성도 활발하다. 현재 가동 중인 12개 산업단지 외에 내년 말까지 5개 산업단지가 추가로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파주의 산업단지 총 면적은 일산신도시의 절반 규모(848만8000㎡)에 이르게 된다.

 파주의 기업도시 변신은 서울에서 가까운 입지와 사통팔달의 교통망에 크게 힘입었다. 자유로와 제2 자유로,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외에 인천국제공항도 30∼40분 거리에 있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파주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지역경제 성장은 물론 장차 통일의 관문 지역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