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남북회담 한밤까지 진통

남북한은 17일 개성의 당국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6.15 평양 남북 공동행사에 남측 고위 당국자가 참여하는 문제와 대북 비료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6.15 공동선언 5주년의 의미가 큰 만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단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안을 북측에 제시했다. 북측 단장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 서기국 부국장은 "대표단의 격과 구성 문제 등은 추후 실무협의에서 확정하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장관의 6.15 공동행사 참가를 위한 남북 논의가 곧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은 비료 대북지원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를 벌였다. 그러나 북측이 우리 정부가 전날 지원 의사를 밝힌 20만t 외에 물량을 더 늘려 주고, 5월 말까지 첫 수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해 난항을 겪었다. 남측은 추가 비료 지원과 대북 식량차관 제공은 6월 중 15차 장관급 회담 개최에 북한이 호응해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 개최'로 하자면서 먼저 비료 추가 지원이 다뤄져야 장관급 회담 등 남북관계 정상화에 합의할 수 있다고 버텼다.

당초 17일 오후 회담을 마치려던 남측 대표단 20명은 서울 귀환을 미뤄가며 북측과 심야 협상을 계속했다.

개성=공동취재단,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