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하석주 "멕시코 잘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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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찾아온 외나무다리 승부. `왼발의 달인' 하석주(33.포항 스틸러스)가 1일 멕시코전을 앞두고 축구화 끈을바짝 조여 맸다.

월드컵 16강의 꿈을 날려버린 백태클의 `원죄'를 씻고 명예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다.

3년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와의 본선 첫 경기는 아직도 하석주에게는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다.

전반 28분 아크 중앙에서 찬 프리킥이 수비 머리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영웅이 됐지만 불과 2분 뒤 라미레스를 백태클로 저지하다 레드카드를 받아 첫 퇴장과함께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것. 한국은 3골을 내리 내줘 1-3으로 무너졌고 하석주는 영웅에서 `역적'으로 몰리는 참담함을 느끼며 한 많은 세월을 보내야 했다.

더구나 월드컵 도중 하차한 차범근 감독 또한 당시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심판의 백태클 판정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가 중국으로 `유랑'을 떠나 하석주의 가슴을 더욱 짓눌렀다.

따라서 이번 멕시코전을 앞둔 하석주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우선 멕시코전 악몽을 떨쳐내야하고 `퇴물'이 아닌 팀의 맏형으로서 컨페더레이션스컵 예선 탈락 위기에 놓인 히딩크 감독의 기대에도 보답해야 한다.

지난 4월 히딩크호의 왼쪽 날개로 발탁된 그는 일단 멕시코전에서 `왼발의 후계자' 고종수의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 라인에서 공,수를 조율하면서 공격시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으로 득점루트를 뚫는 한편 프리킥 전담 키커로서 골을 넣어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올해 J-리그 빗셀 고베에서 고국무대로 복귀한 하석주는 "내게 멕시코전만큼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프랑스월드컵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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