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지주제도 증시 장기호재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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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부총리의 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종업원지주제도) 도입 발언은 증시에 장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SOP는 종업원들의 퇴직적립금으로 자사주 펀드를 결성,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 진 부총리 스스로도 이 제도를 도입, 근로자 이익을 늘림과 동시에 시장 수요기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구체적인 내용이 가시화되는 6월말을 전후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SOP의 도입은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을 통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효과도 있다. 정부주도로 진행했던 구조조정의 한계를 사모 M&A펀드, 리츠 등과 함께 시장중심으로 돌려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진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그는 지난 4월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ESOP의 도입을 통해 기관투자가의 중장기 증시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근로자와 기업간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ESOP는 회사 주식의 일정 부분을 회사와 종업원이 공동으로 투자해 수익을 얻는 제도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자의 퇴직금을 회사가 매달 일정액씩 갹출해 펀드를 조성, 이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기업연금제도의 일종이다.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자금을 근로자가 내지만과 ESOP은 회사나 근로자가 모두 부담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 종업원이 경영권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하게 돈만 투자하는 우리사주제와 차이가 난다.

재경부는 올해 안에 근로자복지기본법, 근로기준법, 관련 세법 등을 등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ESOP에 출연한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ESOP가 주로 자사주 매입을 하는 데 사용되지만 증시기반을 늘리기 위해 다른 회사의 주식도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연기금과 함꼐 중장기적인 증시 수요 기반 확충책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투신권이 주식매수에 적극적이고 조만간 연기금도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 (6천5백억원 정도) 으로 있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의 수급이 크게 개선될 수도 있다.

문제는 아직 남아 있는 걸림돌. 노동계에서는 퇴직금을 자사주 등에 운용할 경우 자칫 원금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사용자측에서는 사실상 자체 운용 중인 퇴직 적립금을 외부에 위탁할 경우 새로운 자금부담이 발생할 것은 뻔한 일이다.

현재 83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국내 기업들의 퇴직 적립금 가운데 15조원만이 외부에 위탁돼 운용되고 있을 뿐 나머지 70조원 가량은 기업이 장부상으로만 적립해 두고 회사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빛증권 조상호 부장은 "ESOP는 현행 스톡옵션 제도에 상응하는 새로운 사원복지 및 인재유치 방편으로 떠오를 전망" 이라며 "증시 수요기반 확충은 서 '주식시장의 활성화→소비진작→경기진작' 의 선순환구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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