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우병일 영우통신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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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영이란 기업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보로부터 얻은 지식자산을 획득.활용.도입하는 모든 과정을 정보통신기술로 시스템화해 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경영절차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지식경영은 바로 정보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정보통신시스템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단언하며, 미래사회의 기반은 정보에 기반을 둔 지식경영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인터넷 등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전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이 정보의 홍수 속에 헤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쏟아져 나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가공하고 선별하고 정리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 이 21세기에 핵심이 될 것이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경영의 중심에는 ''사람'' 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인간 경영'' 을 소홀히 한 채 지식경영만 부르짖다 보면 인간소외 문제가 발생한다. 지식의 중요성만 강조하면서 그 지식을 운용할 ''인간'' 을 간과하는 사이 인간소외 문제는 더욱 불거져 결과적으로 기업에 큰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 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 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능력 위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인간소외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기업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주인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해답은 간단하다. 인간경영을 실천하면 된다. ''얼마나 정직하게 경영을 하는가'' 와 ''얼마나 직원에게 관심을 쏟는가'' 가 구성원 모두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토대가 된다.

인간경영은 ''인간존중'' 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장이 직원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며, 말단 직원의 생일에 카드 한 장이라도 챙겨주는 작은 정성에서 인간경영은 싹튼다.

경영자의 이런 사소하고 일상적인 배려에서 직원들은 자신이 진정한 인격체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기쁨을 느끼며 자연스레 주인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단지 월급이 많고 능력 위주로 인사행정을 펼친다고 해서 주인의식이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라와 기업이 처한 특수한 환경에 따라 지식경영은 조금씩 그 모양을 달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기업이 통계수치나 이론서에 의존하는 지식경영이 아닌, 인간경영에 기반한 독창적인 지식경영을 해나갈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경쟁력을 얻을 것이다.

유병일 영우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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