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수 증원 움직임에 의료계 "지금도 충분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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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의료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는 등 의사수를 증원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의료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3일 '공공의료인력 확충방안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을 발표해 "의료인력 확대는 근시안적인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의 이 같은 입장발표는 최근에 열린 '공공의료인력 확충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도화선이 됐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서울대 간호대학 김전현 교수는 "한국 의사수가 OECD 평균보다 낮아 2020년에는 최소 3만명 이상의 의사 부족현상이 예상된다"면서 "3,058명인 현재 의대 입학정원을 4,000~6,000명 수준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고득영 보건의료자원정책과장 역시 "10년간 의료수요 증가분 대비 의사수 증가분이 낮으며 의사인력 적정 수준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의사수 증원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에 의협은 "우리나라 의료현실과 통계수치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나온 편향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수는 1.9명으로 OECD 평균인 3.1명에 못미친다. 반면 최근 25년간 우리나라 의사수 증가율(1985년~2009년)은 216.7%로서 같은 기간 OECD 평균 증가율 40.9%보다 5배 이상 높다.

또한 2000년 대비 2010년 인구 10만명당 의사수 증가율은 40%로 같은 기간의 인구증가율인 7.5%보다 무려 5배 이상 높다.

의협은 "이 같은 수치로 보아 2030년에는 의사수가 OECD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사 밀도’에 있어서도 2009년 현재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2순위(9.5명)를 기록해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이 OECD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이를 토대로 의협은 "단순히 현재의 절대적인 의사수가 OECD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무조건 의대정원과 의사수를 늘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시각"이라며 "2011년 의원급 전국 폐업률이 6.0%(심평원 제시, 2012.2.)인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10년 후 의사인력의 공급 과잉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더불어 "우리나라 의료현실 등을 감안하지 않고 OECD 단순 통계자료에만 의존해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하려고 하는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의사수보다는 보건장학의사제도나 시니어닥터를 활용해 공공의료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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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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